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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사고로 숨진 김군의 월급은 '144만원'이었다

구의역 사망 사고로 숨진 김군의 월급은 144만원이었으나 김군이 일하던 용역업체 간부들은 대부분 고액의 임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현장 모습 / 연합뉴스

 

[인사이트] 구은영 기자 = 구의역 사망 사고로 숨진 김군의 월급은 144만원이었으나 김군이 일하던 용역업체 간부들은 대부분 고액의 임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1일 CBS 노컷뉴스는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19살 김모 군이 근무하던 용역업체가 수백억대의 용역비를 받음에도 김 군의 월급은 고작 144만원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용역업체 은성PSD는 서울 메트로와 지난 5년간 350억원 규모의 용역계약을 맺었으며 해마다 70~90억원의 용역비(월 5억 8천만원)를 받아 최근까지 350억원 정도를 챙긴 것으로 추정되나 비정규직 정비공으로 일한 김군의 월급은 144만원에 불과했다.

 

또 정규직 정비공의 월급 역시 매달 180~220만원 정도였다. 은성PSD 소속 정비공 전체 인력이 50여 명임을 감안하면 이들에게 나가는 전체 임금은 1억원에 불과했고 나머지 용역비는 은성PSD로 자리를 옮긴 전직 서울 메트로 출신 임직원의 임금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메트로와 은성PSD가 맺은 계약서에 따르면 은성PSD는 서울메트로 출신들을 우선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나머지 인원을 자체적으로 선발해 사실상 서울 메트로 출신들이 장악한 회사였다.

 


시민들이 사고 현장에 놓고간 국화꽃 / 연합뉴스

 

서울 메트로 출신들은 평균 350~400만원의 월급을 받는 등 이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보장받고 있었고 후생복지비까지 감안하면 김군과 같은 비(非) 서울 메트로 출신보다 2~3배 많은 월급을 받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서울 메트로 출신 상당수가 정비 관련 자격증조차 없었음에도 임금은 훨씬 많이 챙겨갔고 비메트로출신인 실제 기술 인력들은 열악한 조건에서 일을 하며 상대적으로 적은 월급을 받았다.

 

이와 같이 본다면 처음부터 용역비가 서울 메트로 출신 은성PSD 임직원들의 임금을 챙겨주기 위해 계산된 금액이라는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메트로 관계자는 "계약 할 때 전원이 기술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없었을 것"이라며 "설계금액은 인원 167명으로 산정했고 산정한 금액과 그 금액대로 내부에서 나눠갖는 것은 다른 문제가 아니냐"며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훈 서울시의원은 "서울 메트로 출신들은 기술자와 동행해 현장에서 전동차가 들어오는지 보는 정도의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며 "정비 인력은 국민 안전과 연관된 부분인데 면밀한 분석 없이 외주를 설계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8일 김군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가 고장나 홀로 수리를 하던 중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끝내 세상을 떠났다.

 

구은영 기자 eunyoung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