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온라인 커뮤니티, (우) Twitter 'mome_mome_mo'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강남역 살인 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는 현장에 쓰인 시(詩) 한 구절이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피해자와 비슷한 또래의 자식을 둔 부모님이 쓴 듯한 '시(詩)'가 적힌 포스트잇 사진이 올라왔다.
제목은 스물 세 살의 사투리 '스물 시 살'로 현 세상을 살아가는 스물 세 살 취준생이 공감할 만한 글귀가 가득 담겨있다.
"일이 년만 있으면 졸업했을 것"이라고 시작하는 시는 '취직', '직장인', '사랑' 등의 단어가 조합되면서 보는 이의 슬픔을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스물 세 살은 "젊다 못해 어리고 어리다 못해 비린내가 나는 숫자"라면서 "안타까워 어쩔까나"라고 마무리 지어 가슴을 찡하게 한다.
해당 시를 접한 누리꾼들은 "딱 부모님의 마음인 듯하다", "하늘에서 취직도, 사랑도 모두 하기 바란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다음은 포스트잇 시(詩) '스물 시 살'의 전문이다>
스물 시 살
일이년만 있으면 졸업을 했을 것
엄마아빠 나 취직했어, 울거나 웃으며 밥을 샀을 것
나 직장인이니까 커피 쏜다, 단골 카페에 가서 깔깔거렸을 것
자기야 더 예쁜 사랑 키우자, 시처럼 빛나는 눈으로 말했을 것
기쁨에 젖어 길가의 개나 고양이에게도 인사를 건넸을 것
그러나 5월 17일 새벽 1시 7분
아무것도 꿈꾸지 못하는 아무것도 꿈꿔서는 안되는
아무것도 누려서는 안되는 해서는 안되는
숨조차 쉬어서도 안되는
더러운 앞발에 잘못 걸렸다.
스물 시 살 스물 시 살
젊다 못해 어리고 어리다 못해 비린내가 나는 숫자
안타까워 어쩔까나
스물 시 살 애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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