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화)

이마트가 고객 폭언에 당한 계산대 여직원을 대하는 자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부산의 한 이마트에서 남성 고객이 계산대 여직원에게 폭언을 퍼붓는 등 잇따른 갑질 행위를 했음에도 오히려 직원을 질책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부산에 있는 한 이마트 매장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박모씨는 50대 남성 고객에게 입에 담기 힘든 심한 욕설을 들었는데도 사측이 아무런 보호조치를 해주지 않았다고 인사이트에 밝혔다.

 

박씨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남성 고객은 물건을 계산하던 중 "증정품을 왜 계산하냐"며 박씨에게 화를 냈고 마트 관리자가 직접 나와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흥분한 고객은 박씨를 향해 심한 욕설을 10분 동안 내뱉었고, 급기야 주변에 있던 다른 고객들이 말리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문제는 이날 사건 이후 이마트 측이 박씨를 감싸 안아주기는커녕 오히려 나무라는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마트 선임 관리자는 사건 직후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떨고 있는 박씨에게 "언제 계산대로 가서 일할 거에요? 그럼 반차쓰고 집에 가세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또 다른 선임 관리자는 "겪어보면 어쩔 수 없어요. 당신(고객)이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하면) 안 돼요. 빨리 달래서 보내야지. 굽신거리든 뭘 하든 (보내야죠)"라고 덧붙였다.

 

이날 사건으로 인해 박씨는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등 잠을 제대로 자고 있지 못한 상태다.

 

박씨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아직도 50대 남성만 보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며 "심한 모욕감으로 인해 너무 수치스러워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건 당시 이마트 측은 고객과 직원을 분리시켜야하는 'e케어 행동요령'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직원에 대한 보호가 하나도 없어 기분이 참담하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인사이트는 이마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공식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