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아나타한 섬의 여왕'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사이판 북쪽에 위치한 '아나타한 섬'에서 벌어졌던 충격적인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012년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 방송된 '아나타한의 여왕 사건'을 다시 언급하며 '세기의 미스터리'를 파헤쳤다.
때는 1944년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무렵이었다. 배가 난파당한 선원과 일본군 31명은 근처 '아나타한 섬'에 표류하게 된다.
하지만 평화롭던 섬에서 일본군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공포에 휩싸였다. 의문의 죽음은 계속됐고 원주민을 포함해 32명의 남성 중 무려 12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연쇄살인이 이어졌다.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전쟁이 종료된 후 섬에서 고립된 이들은 모두 구조되었으나 이때 구조된 남성은 총 20명이었다. 이때 당시 섬에서 함께 거주했던 유일한 여성 '히가 카즈코'의 존재가 화제가 됐다.
히가 카즈코는 남성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동안 해당 섬에서 빠져나와 일본으로 도망쳤기 때문이다. 그녀가 도망치면서 남긴 "나의 존재가 섬의 남자들에게 큰 위험이 된다"는 쪽지 한 장만이 유일한 증거로 남았다.
이후 일본 전역에는 '아나타한 붐'이 일어났으며, 동시에 섬의 유일한 여성이었던 '히가 카즈코'가 희대의 악녀로 불리기 시작했다.
십수명에 달하는 남성들이 히가 카즈코 때문에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녀는 '여왕벌'내지는 '아나타한의 독부(毒婦)'라 불렸고 많은 이들로부터 비난과 멸시를 받았다.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이 사건을 두고 일본의 한 저명한 학자는 "아나타한 섬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은 카즈코 때문이다"며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섬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던 카즈코를 쟁탈하기 위해 살인이 벌어졌다"며 "이는 32:1이라는 성비불균형과 극한의 상황에서 극도로 커진 성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편이 없는 카즈코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이러한 파국을 맞게 만들었다. 이에 학자는 "성비불균형 현상은 전쟁도 일으킬 만큼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1953년 카즈코는 본인을 주인공으로 한 '아나타한 섬의 진상은 이렇다'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6년간 그들 사이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진상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며, '인간의 본능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만을 짐작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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