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가 최근 증시 급락에도 코스피 목표치 1만 포인트를 유지했다. 주가는 크게 흔들렸지만 기업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라는 상승 근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금리와 인공지능(AI) 투자 불확실성 탓에 단기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노무라는 지난 5일 '한국 증시 개혁, 다음 단계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신디 박 노무라 한국 리서치 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은 과매도 됐지만, 펀더멘털은 견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무라가 제시한 향후 3개월 코스피 목표 범위는 7500~8000이다. 기존 목표치인 1만 포인트는 유지하면서도 당분간 시장을 흔들 요인들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상승 여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기업 이익 대비 낮은 주가 수준을 들었다. 노무라 추정에 따르면 코스피의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3.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다. 목표치 1만 포인트는 2027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 31%를 전제로 PER 7.1배를 적용해 산출했다.
기업 실적에서는 AI 투자에 주목했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메모리와 서버 부품을 넘어 원전, 전력기기, 배터리 업종의 실적까지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증시의 재평가를 이끌 또 다른 요인으로는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 확대, 상법 개정 이행,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 관여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대표 사례로는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기업공개(IPO) 검토 중단을 제시했다.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노무라의 해석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규모도 근거로 들었다. 노무라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 상장기업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77조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소각 규모는 62조원으로 지난해의 3.5배 수준이다.
다만 낙관적인 전망에도 변수는 남아 있다. 노무라는 높은 금리와 유가, AI 데이터센터 건설 시기, 설비투자 규모와 자금 조달에 관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대해서는 사업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보다 일정이나 입지가 바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인허가 심사가 엄격해지더라도 건설 계획이 전면 취소되기보다는 지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8년 이후 메모리 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시장의 우려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는 선호 종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기, 셀트리온, 현대모비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SDS,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