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수)

새벽 5시 기상→공장까지 가는데... "집에서 하는 게 뭐냐" 남편 말에 24시간 노동 기록 공개한 아내

공장 일과 가사·육아를 전담한 아내가 "하는 게 뭐 있냐"는 남편의 말에 24시간 일과표를 기록해 공개하자 공분이 일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타이어 공장 교대 근무와 가사·육아를 전담하면서도 남편에게 "집에서 하는 게 뭐가 있냐"는 핀잔을 들은 한 맞벌이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결혼 18년 차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남편의 취중 실언에 충격을 받아 자신의 평일 일과를 분 단위로 낱낱이 기록해 냉장고에 붙여둔 일화를 공개했다.


9da7b9f8-e83d-44a6-8ca3-cd354ed09cb9.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A씨의 일과는 새벽 5시 20분에 시작된다. 가족들의 아침 식사와 고등학생 큰아이의 야간자율학습용을 포함한 도시락 2개를 싸고, 전날 밤 건조를 마친 남편의 작업복을 개어 식탁 의자에 걸어둔 뒤 6시 40분에 출근길에 올랐다. 


타이어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A씨는 교대 근무 특성상 하루 종일 서서 무거운 자재를 다루며 손목 통증에 시달린다고 설명했다.


오후 4시에 퇴근한 뒤에도 쉼 없는 가사 노동이 이어졌다. A씨는 퇴근길 마트에 들러 저녁 찬거리를 산 뒤 오후 5시 30분에 귀가했다.


집에는 자신보다 한 시간 먼저 퇴근한 남편이 있었지만 싱크대에는 아침에 담가둔 설거지거리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A씨는 설거지와 저녁 식사 준비, 빨래, 둘째 아이 숙제 지도를 연이어 마쳤다.


오후 8시에 저녁을 먹은 남편이 곧바로 소파에 눕는 동안 A씨는 다음 날 아침 반찬을 미리 만들고 화장실 청소를 했다.


a34e5fdf-524d-41a2-b835-505f4f18ad05.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밤 10시 30분에는 남편이 "운전하면 허리가 아프다"며 거부해 직접 차를 몰고 큰아이 학원 하원을 다녀왔다.


밤 11시 30분이 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으나 남편은 "내일 신을 양말이 어디 있냐"고 되물었다. 주말 역시 한 달에 두 번 시댁 부엌일을 도맡거나 밀린 이불 빨래, 냉장고 정리로 채워져 온전한 휴식이 없었다.


A씨가 기록을 보여주자 남편은 "그래도 너는 앉아서 하는 일이 많잖아"라고 반응했다.


A씨는 "하루 중 유일하게 앉아 있던 시간은 학원 앞 차 안에서 큰아이를 기다리던 20분이 전부였다"며 "종이에 적으니 이렇게 많은데 남편 눈에는 하나도 안 보였다는 사실에 서러움이 밀려왔다"고 토로했다. 


A씨가 냉장고에 붙인 일정표를 본 큰아이는 말을 잇지 못했고, 둘째 아이는 다음 날 아침 처음으로 자신의 도시락통을 스스로 씻어놓았다.


12.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남편의 무신경함과 가사 방관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댓글 창에는 "손목 주사 맞아가며 일하는 아내에게 국이 짜다는 남편은 배려가 없다", "타이어 공장 노동 강도를 알고도 저런 말이 나오느냐"는 분노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도시락을 씻어둔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기록을 붙여둔 것은 훌륭한 선택이며 당장 가사 분담을 명확히 재조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