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을 위인 동화가 아닌 '한 사람'으로 만나다.
세종시,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한민국 곳곳에 새겨진 세종의 이름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다. 조선을 넘어 민족 최고의 지도자로 평가받는 세종대왕. 우리가 그를 유독 사랑하는 이유는 경제, 군사, 과학,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끈 천재이자, 백성을 진심으로 사랑한 군주였기 때문이다.
세종 시대의 유산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기에 세종대왕을 제대로 이해하는 작업은 필연적인 일이다. 다만 실패와 무관해 보이는 '위인 세종대왕'이 아니라, 고난을 뚫고 성취를 이룬 '인간 세종'의 모습을 들여다봐야 진정한 이해가 가능하다.
사진 제공 = 기린미디어
'세종대왕의 집현전에 로그인'은 바로 이 지점에서 기존의 위인 동화와 차별화된다. 책은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대신, 각 업적을 완성하기까지 고뇌하고 노력한 그의 일상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책과 고기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친근한 모습, 집현전에서 어려운 국정을 처리하는 과정, 장영실과 자격루 발명을 놓고 토론하는 장면, 박연과 우리 고유의 기준 음을 만드는 순간, 최만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사들과 한글 창제를 연구하는 모습까지. 이 모든 장면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독자는 마치 지금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는 세종대왕을 직접 마주한 듯한 생생함을 느끼게 된다.
세종대왕의 곁을 채운 사람들 역시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사극에서 떠올리는 왕비, 옹주, 세자, 궁녀, 내시 외에도, 이 책에는 세종을 가까이에서 도우며 퀘스트를 수행하는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시후는 궁중 제1숙수의 수제자로 어린 세종과 식사 시간을 함께하고, 도서관 담당 관노비로 집현전의 토론 현장을 지켜보며, 장영실의 조수가 되어 자격루 소개 과정에 참여한다.
시후가 어설프지만 각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소소한 지식을 꺼내 세종대왕의 업적 완성을 돕는 과정은 이 책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교과서 속 위대한 업적에 직접 동참한다는 설정은 역사와의 거리를 좁히며 특별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세종대왕의 집현전에 로그인'의 또 다른 매력은 세종대왕과 함께 분투한 역사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4군 6진 개척에 앞장선 황희 정승, 달력과 각종 과학기구 제작을 도운 집현전 대제학 정인지, 한글 창제에 반대 의견을 펼친 최만리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세종대왕을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성을 파악하고, 역사를 다양한 시각으로 이해하는 안목을 갖추게 된다.
시후와 함께 퀘스트를 하나씩 클리어하며 최종 퀘스트를 완료하는 순간, 독자는 역사 지식과 함께 우리 일상 곳곳에서 마주하는 세종대왕의 이름이 더욱 친근하면서도 위대하게 다가오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