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사용하는 글로벌 항공 예약 시스템이 해킹당하면서 고객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두 항공사는 지난 20일 밤 시스템 운영사로부터 유출 사실을 통보받고 즉각 보안 조치에 나섰다. 유출 규모와 구체적인 피해 범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 세계 200여 개 항공사가 같은 시스템을 쓰고 있어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일 오후 10시께 항공 IT 시스템 운영사인 '아마데우스 IT 그룹'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통보받았다. 아마데우스는 항공사와 호텔, 여행사 등에 예약·발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글로벌 IT 기업으로, 전 세계 200여 개 항공사가 이 회사의 시스템을 이용한다.
사진 제공=대한항공
이번 사고는 아마데우스의 시스템 계정에 부여된 로그인 인증 정보를 악용한 비인가 접근으로 발생했다. 해킹은 2023년 8월부터 지난달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유출 시점은 조사 중이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외부 침입자가 시스템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양사 모두 통보를 받은 즉시 보안 강화 조치를 실시했으며, 자체 시스템과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아마데우스 시스템을 통해 대한항공 고객들의 예약번호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예약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결제는 별도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어 결제 관련 정보는 이번 유출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출된 정보의 구체적인 규모와 항목은 아마데우스 측이 조사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3일 고객들에게 개인정보 유출 사실과 사과 내용을 담은 메일을 발송했다. 유출 내역이 추가로 파악되는 대로 고객들에게 다시 안내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메일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 클릭이나 첨부파일 다운로드, 개인정보 입력 요구에 응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출된 예약번호 등을 악용한 피싱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아마데우스도 비인가 접근 차단, 다크웹 모니터링 가동등의 조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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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와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아마데우스 측에도 더 강화된 보호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탁사들에 대한 철저한 실태 점검을 실시해 고객 정보보호를 위한 조치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추가 피해와 재발 방지를 위해 고객 개인정보 보호에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아마데우스 시스템을 이용하는 항공사가 전 세계적으로 200곳 안팎에 이르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유출 사례가 드러나거나 피해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항공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들의 고객 정보도 함께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앞서 2017년에는 아마데우스 시스템이 일시적인 오류를 일으키며 주요 항공사의 승객 접수와 수화물 처리 등이 중단돼 각국 공항에서 혼선을 빚고 수십만 명의 승객이 피해를 본 바 있다. 당시는 시스템 오류였지만, 이번에는 해킹에 의한 보안 사고라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