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들이 다니는 콩나물국밥집은 오후 2시면 문을 닫는다." 전주에 거주하는 뮤지션 겸 작가 오지은이 방송인 송은이에게 건넨 첫마디다.
유튜브 채널 'VIVO TV - 비보티비'가 2026년 10월 22일 공개한 영상에서는 전주 시민 오지은의 안내로 관광객의 뻔한 동선을 벗어난 전주 로컬 투어 전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이른 아침 전주로 향한 송은이는 전주 토박이와 현지 거주자만 아는 숨은 식당, 디저트 숍, 독립서점, 도서관을 차례로 돌며 도심 곳곳의 깊은 매력을 탐방했다.
가장 먼저 발걸음이 닿은 곳은 전주 로컬들의 단골 콩나물국밥 전문점 '미가옥'이다. 전주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비빔밥을 흔히 떠올리지만, 현지 주민 사이에서는 속풀이 국물 국밥이 일상 속 소울푸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곳은 오전 일찍 문을 열어 당일 재료가 소진되는 오후 2시경 영업을 마감하는 독특한 운영 방식을 고수한다.
메뉴는 콩나물국밥 단일 품목 중심이며 삶은 오징어 추가 여부만 선택하도록 구성됐다. 주문 직후 즉석에서 파와 청양고추, 마늘을 다져 넣고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담아 국물을 붓고 따르는 토렴 방식을 거쳐 한 그릇을 완성한다.
갓 썰어 넣은 마늘과 파의 향긋함이 맑고 시원한 육수에 스며들어 칼칼한 풍미를 낸다. 여기에 들기름 향이 맴도는 수란과 매콤하게 무쳐낸 오징어젓갈이 곁들여져 한 상 가득 채워졌다. 식사를 마친 뒤 인근의 유명 베이커리 '낸시 베이크샵'으로 이동했으나 현장 대기 인원이 일찌감치 마감돼 발길을 돌리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어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 인근 태조로를 거쳐 전주 골목 안쪽에 자리한 독립서점 '책보책방'을 찾았다.
지역 문화 거점 역할을 하는 이곳에서는 도서 구매와 독서 공간 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특히 전주시 도서관 회원증 소지자에게 도서 구매 비용의 20%를 지자체 예산으로 직접 지원해 주는 '책쿵20' 제도가 소개됐다. 동네 책방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실질적인 혜택과 지역 출판 생태계를 동시에 살리는 독서 복지 모델이다.
휴식을 위해 찾은 디저트 카페 '세 번째 서랍'에서는 몽블랑과 티라미수, 무화과 케이크를 맛보며 솔직한 대화가 이어졌다.
오지은은 14년째 겪어온 우울증 극복 경험을 덤덤하게 털어놨다. 그는 우울증을 당뇨 같은 만성질환에 빗대며, 뼈가 부러지면 정형외과를 찾듯 뇌와 신경계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전문가의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라고 짚었다. 송은이 역시 과거 번아웃을 겪었을 당시 자신이 좋아하던 일조차 짜증스럽게 느껴졌던 기억을 회상하며 건강한 회복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했다.
이후 도심 속 힐링 공간인 '학산 숲속 시집 도서관'에 방문했다. 울창한 숲 산책로와 수변 데크를 지나 마주하는 이곳은 시집 단일 분야에 특화된 문화 복합 공간이다.
다락방 구조로 설계된 서가에서는 창밖의 자연경관을 내려다보며 사색에 잠길 수 있다. 자판기 형태의 문학 자판기를 통해 무작위로 출력되는 명언과 시 구절을 뽑아 읽는 이색 체험도 눈길을 끌었다. 농산물 유통 거점인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당일 수확한 신선한 채소와 완주 콩으로 만든 손두부, 표고 된장 등 생산자 실명제를 거친 식자재를 직접 둘러보며 지역 농가와 소비자의 직거래 시스템을 살펴봤다.
여정의 대미는 칼국수 전문점 '금암면옥'과 야경 명소 '청연루'가 장식했다. 금암면옥에서는 걸쭉하게 풀어낸 달걀 국물에 통들깨와 고춧가루, 김가루를 듬뿍 얹은 독특한 전주식 칼국수와 바삭하게 튀겨낸 수제 돈가스, 속이 꽉 찬 수제 만두를 맛보며 현지인 특유의 푸짐한 미식 문화를 확인했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전주천을 가로지르는 무지개다리 위에 세워진 누각 청연루에 올랐다. 신발을 벗고 올라서는 청연루에서는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야경과 유유히 흐르는 하천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전주 현지의 깊은 맛과 여유로운 골목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낸 알찬 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