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9일(월)

서울→인천공항 택시비 '69만원'…외국인 관광객 바가지요금, 처분은 고작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택시 부당요금 신고 10건 중 9건 이상이 제대로 된 처분 없이 종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신고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포상금 제도는 단 한 번도 활용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접수된 외국인 관광객의 택시 부당요금 신고는 6481건이다. 이 중 행정처분으로 이어진 건은 204건에 불과해 처분율이 3.1%에 그쳤다.


처분 내용을 살펴보면 경고가 176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운전 자격 정지는 26건, 자격 취소는 2건이었다. 행정처분 대신 주의나 지도 교육으로 마무리한 경우는 1865건이었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 '4천원'으로 오른다”···심야할증도 밤 11시로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서울시가 별도 처분 없이 자체 종결한 신고는 4368건으로 전체의 67.4%에 달했다. 종결 사유별로는 '기타'가 3253건(74%)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고 취소 762건, 오인 신고 271건, 요건 미비 82건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는 사실조사 과정에서 위반행위를 확인하기 어렵거나 개별 사정에 따라 내부적으로 종결한 사건을 '기타'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신고 중 '기타' 종결 비율은 2023년 38.8%에서 지난해 56.2%로 증가했고, 올해 8월 기준으로는 60.7%까지 올라갔다.


외국인 관광객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대만 관광객 A씨는 지난 6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까지 우버 택시를 타고 통행료 6만6000원을 포함해 69만800원을 결제했다고 SNS에 올렸다.


A씨는 처음 목적지를 서울역으로 등록했다가 이동 중 인천공항으로 바꿨고, 추가 요금은 앱에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항 도착 후 기사가 차량 내 카드 단말기로 별도 결제를 요구했고, 비행기 시간에 쫓긴 A씨는 결제할 수밖에 없었다.


BTS 공연 보러 서울 온 외국인들, 쇼핑하러 명동보다 '이곳' 더 많이 갔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같은 구간 일반 택시요금이 통행료 포함 7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10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A씨는 "이 정도 금액이면 남한에서 북한까지 간 수준 아니냐"고 적었다.


피해 신고를 독려하려고 만든 신고포상금 제도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2013년 관련 조례를 개정해 외국인 관광객의 택시 부당요금 신고가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면 신고자에게 5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부당요금을 낸 관광객 본인이 신고해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행정처분이 내려진 신고가 204건에 달했음에도 포상금 신청과 지급은 한 건도 없었다.


현행 조례상 익명 신고는 포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신고자의 성명, 주소, 전화번호 등이 필요하다.


포상금은 행정처분에 대한 이의제기 기간이 지나고 심사를 거친 뒤 분기마다 신고인이나 가족 계좌로 지급된다. 하지만 단기 체류 외국인 관광객이 출국한 뒤 포상금을 신청하고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조례와 시행규칙 어디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


안내도 부족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외국인 택시 불법행위 집중단속, 올해 1월 택시 영수증 영문 병기 대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다국어 QR 신고제를 알렸다.


서울 택시 7만1000대에 신고 안내 스티커를 붙이고 외국어 누리집과 SNS로도 신고 방법을 홍보했다. 그러나 두 대책 어디에도 포상금 안내는 담기지 않았다.


모 의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택시 바가지를 신고해도 처분까지 가는 건 100건 중 3건뿐"이라며 "좋은 취지로 만든 포상금인데 외국인에게 알리지도 않고 떠나는 관광객이 신청하기 어려운 절차를 그대로 두니 한 건도 쓰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처분 기준을 높인 만큼 이제는 증거가 분명한 신고가 실제 처분까지 이어지도록 만드는 일이 남았다"며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택시 기사가 함께 의심받는 일이 없도록 신고자와 기사를 모두 보호하는 처리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