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향후 7년간 약 155억 달러(약 21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도를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연구개발(R&D)과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푸네 신공장 가동으로 확보한 연간 140만대 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인도 내수시장 공략과 신흥국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모디 총리와 개별 면담을 갖고 현지 사업 현황과 중장기 투자 전략, 인도 모빌리티 산업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사진 왼쪽)이 13일(현지 시간) 인도 뉴 델리에 위치한 인도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 만나 현대차그룹의 현지 성장 전략을 설명하고, 인도 모빌리티 산업 발전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 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지난 30년간 인도와 함께 성장해 왔다"며 인도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과 신흥국 시장 확대를 견인할 전략 국가"라며 "올해부터 7년간 약 155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진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시설 확충과 연구개발 인프라 확대, 현지 부품 공급망 강화,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 등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인도 내 투자 전문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그룹 차원의 투자 과제를 발굴하고 자금 집행과 현지 기업 협력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현지 인재 확보와 기술 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인도 고객의 수요에 맞춘 차량과 기술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을 높여 생산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인도 푸네공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과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사업도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TVS 모터 컴퍼니와 협력해 전기 3륜차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으며, 2027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자동차 금융, 폐차 재활용 등 신규 사업 기회도 모색한다.
대규모 투자 배경에는 인도 자동차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이 있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약 14억7000만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자동차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첸나이 현대차 1·2공장과 푸네 3공장,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57만1878대, 기아 28만286대 등 총 85만2164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8.7%를 기록했다.
인도는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차량을 수출하기에도 유리한 입지다. 높은 완성차 수입 관세를 고려하면 현지 생산시설 확대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해 연 140만 대 생산 체제를 확보하였으며, 안정적인 생산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신흥국 수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위치한 기아 아난타푸르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 생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기아
현지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간다. 현대차그룹은 장애인 자립을 지원하는 '사마르스'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첸나이에는 연간 약 1만3000명에게 직업기술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과 모디 총리의 만남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두 사람은 2015년 모디 총리 방한과 2024년 현대차 인도법인 증시 상장 등을 계기로 교류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인도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연구개발과 공급망을 확대해 글로벌 신흥시장 공략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