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0일(토)

29년째 멈춘 사형 집행...감옥에 남은 사형수 52명

국내에서 사형 집행이 멈춘 지 29년째를 맞은 가운데 전국 교정시설에 수감된 사형수가 52명으로 집계됐다. 1997년 12월 30일 23명을 상대로 마지막 사형을 집행한 이후 단 한 차례도 형을 집행하지 않으면서 한국은 2007년부터 국제앰네스티 기준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됐다.


법무부 교정본부 집계 결과 현재 수감 중인 사형수 52명의 평균 연령은 58.7세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9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60대 10명, 70대 7명, 40대 5명, 30대 1명 순이다.


20대 사형수는 없다. 최근 5년 동안 사형수 3명이 수감 도중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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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 가운데 최장기 사형수는 1992년 강원 원주 종교시설 방화 사건으로 15명을 숨지게 한 원언식(69)이다.


현재까지 35년째 교정시설에 머물고 있다. 가장 최근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인물은 2014년 강원 고성 육군 22사단 GOP 총기 난사 사건으로 5명을 살해한 임도빈(34)이다.


사형수는 형이 확정된 수형자 신분이지만 생명을 박탈하는 본형이 집행되지 않은 상태여서 일반 무기수와 다른 관리를 받는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장기간 형이 집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형수가 느끼는 심리상태 등을 고려해 종교인 접견 등의 '심성순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도적 측면에서도 법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기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국회는 2023년 형법 개정을 통해 30년이던 사형 집행 시효를 완전히 폐지했다. 헌법재판소는 1996년(7대2)과 2010년(5대4) 두 차례 사형제 합헌 결정을 내렸으며, 2019년 청구된 세 번째 헌법소원 사건은 2022년 7월 공개 변론 이후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형 집행 공백이 길어지자 사법부와 정치권에서는 '가석방 없는 무기형(절대적 종신형)' 도입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달 30일 광주지법은 여고생 살해 혐의를 받는 장윤기(23)에게 검찰의 사형 구형을 물리치고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현행 형법상 무기징역수는 20년 복역 뒤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법무부는 2023년 가석방 없는 무기형 법안을 국회에 냈으나 21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황정화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는 "사형제는 법적으로 존치돼 있지만 29년째 집행되지 않으면서 법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생긴 상태"라며 "가석방 없는 무기형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입법의 영역이므로 열린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