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에서 거리나걷는 속도는 단순한 이동 빠르기를 넘어 전신 기능의 건강 수준을 직접 가늠하는 핵심 척도로 꼽힌다. 다리 근력부터 심폐 지구력, 신경계의 조절 능력까지 한꺼번에 반영되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미국 건강 전문 매체 베리웰헬스는 성인의 건강한 보행 기준으로 시속 3마일(약 4.8㎞)을 제시했다.
2024년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실린 연구를 보면, 신체활동이 적은 성인이 시속 4.8㎞ 수준으로 매일 111분을 더 걸을 때 기대수명이 11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는 활동량과 기대수명 사이의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도출한 결과치로, 해당 속도를 채운다고 해서 수명이 기계적으로 정비례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보행 속도와 생존율의 상관성은 대규모 코호트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53만 명을 포함한 13개 연구를 종합 분석한 2024년 자료에 따르면, 보행 속도가 가장 빠른 집단은 가장 느린 집단 대비 전체 사망 위험이 43%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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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속도가 초속 0.1m 빨라질 때마다 사망 위험은 약 6%씩 떨어졌다. 건강한 체력을 지닌 사람일수록 자연스레 발걸음이 빠르고, 신체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속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신체 조건의 차이가 반영된 셈이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4m 보행 시간 측정을 통해 고령층의 신체 기능을 판별한다. 보행 속도가 초속 1m(시속 3.6㎞)에 미치지 못하면 낙상 등의 위험 요인이 커진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시속 4.8㎞라는 수치를 달성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숨이 약간 차오르면서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중강도 유산소 운동' 수준을 유지하며 자신의 평소 걸음보다 약간 활기차게 보폭을 넓히는 방식이 권장된다. 질병관리청은 성인 기준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고한다.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기준 국내 성인의 걷기실천율은 49.7%로 집계됐다. 최근 1주일간 하루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걸은 인구가 절반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건강 관리 차원에서는 타인과의 속도 경쟁보다 횡단보도를 시간 내에 건너기 버겁거나 이전보다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느려졌는지를 점검하는 신체 지표 확인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