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내란법(Insurrection Act)' 발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미국 정치권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부정선거 방지를 명목으로 군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시사주간지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전 비상사태 선포를 배제하겠느냐'는 질문에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거나 확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내란법 발동 여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써본 적은 없지만 사용할 수는 있다"며 "많은 이들이 내가 이를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란법은 연방법상 금지된 군대의 국내 법 집행을 예외적으로 허용해 시위 진압이나 체포·수색 등에 군병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주지사의 동의 없이도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투표소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2026년 10월 1일(현지 시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주 덴턴에 위치한 피터빌트 모터스 트럭 공장을 방문하여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32일간의 집중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 GettyimagesKorea
이번 발언은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공화당의 열세가 전망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현재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최소 하원은 민주당에 내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며 상원 역시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선거운동에 나선다면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며 정국 전망을 정면 반박하는 한편,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에 대해서는 "그들이 나를 쫓는다면 나 역시 그들을 쫓을 것"이라며 보복성 대응을 예고했다.
아울러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인 지지율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기관들은 기자들만큼이나 부패한 가짜 수치"라고 일축했다.
높은 물가와 7%를 넘어선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국민 부담에 대해서도 "취임 당시 역사상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물려받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고 있는 탓"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중간선거를 직전에 두고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법 발동 시사는 미국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며 정국을 격랑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