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4명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범행을 주도한 전직 선임 비서관은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즉시 구속됐다.
30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3단독 김수홍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5급 선임비서관 A(50대)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도주 우려를 이유로 A 씨를 법정구속했다.
전직 4급 보좌관 B 씨(50대)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인턴 C 씨(20대)와 8급 비서관 D 씨(30대)는 각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제61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8.14/뉴스1
검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해 12월 10일 B 씨에게 전 의원의 부산 지역구 사무실 업무용 PC를 초기화해 저장된 전자 정보를 삭제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A 씨는 이후 C 씨에게 PC 초기화와 윈도우 재설치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이를 승인했고, D 씨는 C 씨에게 초기화 방법을 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C 씨가 분리한 저장장치 가운데 하드디스크(HDD)를 망치로 파괴해 밭에 버렸다. SSD는 지역구 사무실과 목욕탕 쓰레기통에 각각 버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B 씨와 C 씨에게 각각 징역 1년, D 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피고인 측은 재판 과정에서 전 의원의 형사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돼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고, 인멸한 전자매체에 관련 증거가 없어 유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전재수가 수수한 뇌물액이 3000만 원 이상으로 밝혀질 경우 공소시효가 10년 이상 되기 때문에 공소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며 "형사소추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파손한 저장매체에 의혹 관련 증거가 없어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피고인들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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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인멸한 정보와 매체에 형사사건과 관련한 증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증거가치가 없다고 해도 대법원 판례상 증거인멸죄가 성립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A 씨에 대해 "범행을 자신만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계획하고 실행했는지는 다소 의문이 있다"면서도 "최소한 부산 사무실 내에서는 주도적으로 범행했고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 씨가 범행을 공모한 것이 아니라 A 씨의 행위를 단순히 묵인했을 뿐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B 씨가 직접 구체적인 실행을 한 것은 없으나 부산 사무실의 최선임자로서 A 씨와 함께 범행을 지휘했다"며 "범행에 반대했다면 A 씨가 쉽게 범행하지 못했을 것을 고려하면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은 당시 전 의원으로부터 추후 유무형의 이익을 받을 것을 기대하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한 범행으로 인한 기대 이익보다 불이익이 더 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