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데뷔전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승리를 이끈 손흥민(LA FC)이 기분 좋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들뜨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한 경기 결과로 분위기가 너무 들뜰까 봐 조심스럽다"며 이제부터 새로운 감독의 축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어제인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오현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 교체 투입된 이동경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특히 손흥민의 프리킥 골은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첫 승리를 견인하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승리 후 손흥민은 "북중미 월드컵을 생각하면 당연히 마음이 너무 아프다. 선수뿐만 아니라 팬들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로 다시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면서 "좋은 경기로 조금이나마 팬들을 위로해 드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모레노 감독의 데뷔전 승리에도 "한 경기 결과로 분위기가 너무 들뜰까 봐 조심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선수들이 즐겁게 경기했다. 준비한 시간이 짧았지만 기본적인 부분에 충실하면서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자고 한 것이 통했다. 이런 것들이 잘 이뤄져 재미있고 좋은 경기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경기에 대해 손흥민은 "감독님 지시에 맞춰 처음 뛰는 경기라 전반전에는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상대가 지치면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득점 이후 상대가 조급해졌고, 우리가 원하는 타이밍에 골까지 넣으면서 수월하게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전에서 손흥민은 오현규와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선 후반 13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그는 반대편 골대를 향해 공을 절묘하게 감아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 프리킥 골은 후반 23분에 성공했다. 그는 득점 상황에 대해 "슈팅할 생각이 안 들었는데, 김민재가 다가와 본인이 선수들을 골대 앞으로 붙이겠다면서 슈팅을 때리라고 얘기해줬다. 실제 골문을 보니 골키퍼 위치가 가까운 골대에 있어서 반대편을 보고 슈팅을 때렸다"면서 "그 다음은 운이다.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정확하게 그 코스로 간 것은 운이 필요하다. 골은 운과 민재의 덕"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지난 5월 트리니다드 토바고와의 평가전 멀티골 이후 약 4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 맛을 본 손흥민은 이날 A매치 통산 57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역대 A매치 최다 득점(58골)과의 격차를 단 1골로 좁힌 대기록이다.
대기록 달성에 대한 질문에 손흥민은 "최다 득점 기록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나와서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하지만 항상 그랬듯이 팀을 먼저 생각하고 개인 기록을 우선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한 "지금까지 A매치 득점은 모두 나 홀로 할 수 없었다. 감독님과 코치진, 동료들의 도움 덕이다. 기록을 새롭게 세운다면 내 자랑보다 모든 분에게 고마움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사흘 뒤인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르며 새로운 축구 색깔을 다져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