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9'이 영국 고속도로 교통순찰차로 시범 투입됐다. 최대 620㎞에 달하는 주행거리와 초급속 충전, 넓은 적재공간을 앞세워 실제 고속도로 현장에서 사고 대응과 도로 통제 업무에 필요한 성능을 검증받는다.
23일 현대차 영국법인과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영국 내셔널 하이웨이즈(National Highways)는 아이오닉 9 4대를 교통순찰관(Traffic Officer) 차량으로 투입해 시범 운행에 들어갔다. 실증은 잉글랜드 고속도로와 주요 A급 간선도로에서 진행된다.
내셔널 하이웨이즈 교통순찰관은 경찰과 역할이 다르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안전을 확보하고 도로를 통제하며 고장 차량과 장애물 처리 등을 지원한다. 대형 사고 때는 경찰과 소방·구급 등 긴급서비스와 함께 현장 관리에 나선다.
영국 내셔널 하이웨이즈 교통순찰차 사양으로 개조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 / 현대자동차 영국법인
이번에 투입된 아이오닉 9은 일반 양산차를 실제 현장 업무에 맞춰 개조했다. 영국 특장업체 리첼 비히클 컨버전스(RVC)가 내셔널 하이웨이즈 전용 도색과 고휘도 반사 데칼, 비상 경고등 등을 적용했다.
차량에는 사고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0W 경적과 적·황색 LED 경고등, 무전기, 텔레매틱스, CCTV 장비도 들어갔다. 후방에는 도로 이용자에게 사고·통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접이식 매트릭스 전광판을 설치했다.
경고등과 통신장비 등에는 차량 구동용 배터리 대신 별도의 240Ah 리튬 보조배터리를 사용한다.
아이오닉 9은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385마일(약 620㎞)을 달릴 수 있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초급속 충전도 지원한다. 3열 좌석을 접으면 최대 908ℓ의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각종 안전·통제 장비를 실을 수 있다.
내셔널 하이웨이즈는 이번 실증에서 아이오닉 9의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 각종 장비와의 통합성, 긴급 대응 장비 적재능력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9 교통순찰차 후면에 사고·통제 정보를 알리는 매트릭스 전광판과 비상 경고등이 적용된 모습 / 현대자동차 영국법인
실증 결과에 따라 추가 도입 가능성도 있다. 내셔널 하이웨이즈는 실제 운용 결과를 검토한 뒤 아이오닉 9 추가 구매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애슐리 앤드루 현대차·제네시스 영국법인 사장은 "이번 실증은 아이오닉 9이 까다로운 실제 업무 환경에서 실용성과 급속충전 성능을 갖췄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