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수료·플랫폼 수익 10.5% 증가...체크카드 결제액 6.3조
전산비·감가상각비 35~50% 늘어도 ATM·이체 수수료 면제 유지
카카오뱅크에는 길을 걷다 들어갈 은행 점포가 없다. 대신 편의점과 다른 은행 ATM을 카카오뱅크 기기처럼 쓸 수 있게 했다. 급하게 현금을 찾아도 고객 화면에 찍히는 수수료는 0원이다. 고객이 내지 않은 돈은 카카오뱅크가 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고객들은 이렇게 2180억원에 달하는 돈을 아낄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수수료 이익보다 고객을 택했다. 올 2분기 말 고객은 2763만명으로 상반기에만 약 100만명이 새로 들어왔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어 2032만명을 기록했다. 이들이 카드를 쓰고 대출을 비교하며 투자상품을 찾았다.
사진제공=카카오뱅크
올 상반기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16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5% 증가했다. ATM·이체 수수료는 0원을 유지했지만 체크카드 결제액과 대출 비교 실행액은 함께 늘었다. 고객에게 수수료를 한 번씩 받는 대신 2763만명이 움직이는 금융 플랫폼을 키웠다.
수수료는 0원, 결제·대출비교는 커졌다
2분기 체크카드 결제액은 6조3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출 비교하기'를 거쳐 제휴 금융사에서 실행된 대출은 1조56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 MMF박스와 펀드 판매 잔액도 2분기 말 1조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수수료 손익에서도 변화가 잡혔다. 2분기 수수료수익은 8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했다. 수수료비용은 735억원으로 5.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수료수익에서 비용을 뺀 순수수료이익은 64억원에서 152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고객은 타행과 편의점 ATM을 이용할 때 별도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카카오뱅크가 올 2분기 외부망 이용료로 지출한 금액은 147억원이다. 오프라인 점포는 없지만 다른 은행과 편의점에 설치된 ATM을 고객 접점으로 활용하고, 그 비용은 은행이 부담했다.
2180억원에는 해외송금과 달러박스, ATM 이용뿐 아니라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액까지 포함됐다. 수수료 면제 범위를 줄이지 않은 가운데 고객 수와 거래액은 함께 늘었다.
전산비 35% 늘어도 고객 수수료는 '0원'
수수료 면제 정책을 유지하는 동안 전산 인프라에 들어가는 돈은 커졌다. 올 상반기 전산운용비는 2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4% 증가했다. 감가상각비도 50.4% 늘어난 221억원을 기록했다. 두 항목의 증가액 135억원이 전체 판매관리비 증가분 229억원의 59%를 차지했다.
2분기 순이자이익은 40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37억원 증가했다. 순수수료이익 증가분 88억원을 더하면 이자와 수수료 부문에서 925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40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4.2%를 기록했다. 전산센터 운영과 감가상각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비용 효율성 지표는 30%대 중반을 유지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서비스 이용 문턱도 낮췄다. 글씨와 버튼을 키운 '간편 홈'을 운영하고 시각장애인에게 음성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무료로 발급한다. 청각장애인은 인공지능(AI) 수어 상담을 이용할 수 있다.
앱 사용이 어려운 고객에게는 대면 상담도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는 서울 여의도에 상담센터를 두고 계좌와 대출, 앱 이용 등을 직접 안내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처리한 방문 상담은 3875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