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2일(화)

콩주머니 받다 넘어진 초등생...2년 후, 부모는 교사를 '고소'했다

수업 전 교실에서 콩주머니를 던지고 받던 초등학생이 넘어져 다친 사고가 2년 뒤 교사의 형사책임을 묻는 사건으로 번졌다. 학부모는 교사가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고, 교사는 학교가 운영하던 공통 프로그램을 안전수칙에 따라 진행했다며 맞섰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 한 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지난 6월 당시 교사 B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B씨는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사고는 2024년 6월 발생했다. 당시 4학년이던 A씨의 자녀는 교실에서 콩주머니를 위로 던진 뒤 박수를 여러 차례 치고 다시 받는 활동을 하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무릎 슬개골 탈구 등의 부상으로 6주 넘게 치료받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콩주머니는 천으로 만든 작은 주머니 안에 콩이나 플라스틱 알갱이 등을 넣은 놀이 도구다. 해당 활동은 오전 9시 정규 수업에 앞서 7∼8분 동안 몸을 움직이는 '아침 열기'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A씨는 고소장에서 자녀가 현재까지 통증과 붓기, 저림 등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말을 신은 학생이 활동하기에는 교실 바닥이 미끄러웠고, 콩주머니를 던지고 받는 과정에서 착지와 균형 유지가 필요해 사고 위험도 있었다는 입장이다.


A씨는 B씨가 학생을 보호할 주의의무를 위반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부적절한 활동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사고 당시 정년퇴직 후 시간강사로 해당 학급을 임시로 맡고 있었다. 그는 사고를 "예측하기 어려운 우연한 사고"라고 규정하며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B씨는 해당 프로그램을 학교 전 학년이 시행했고 서울시교육청 주관 연수에서도 아동의 신체·운동 활동으로 장려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콩주머니를 30cm 높이까지만 던지도록 안내했고, 당시 교실 바닥도 미끄럽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학생의 후유증을 두고도 양측 주장은 엇갈린다. B씨는 해당 학생이 지난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며 A씨가 주장하는 현재 건강 상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계는 일상적인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가 교사 개인에 대한 형사고소로 이어진 점을 주시하고 있다. 학생이 다친 학교 안전사고를 이유로 교사가 형사고소를 당한 사례는 드물다는 게 교육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서 2022년 강원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건에서는 인솔 교사가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교사는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2심에서는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B씨는 안전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부담이 커지면 교사들이 신체활동을 비롯한 정상적인 교육 프로그램까지 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경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도 고의나 과실이 없는 교육활동 중 사고까지 고발로 이어지면 교사들이 "처벌이 두려워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않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사의 안전사고 책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현장체험학습 실시율도 급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초등학교의 비숙박형 현장체험학습 실시율은 2024년 79%에서 지난해 51%, 올해 26%로 떨어졌다. 교육부도 학교 안전사고와 관련한 교사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의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