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와 효모 냄새가 난다. 단맛이 느껴진다. 따뜻하고 밝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초파리 뇌 속 13만8000개 신경세포(뉴런)가 일제히 방출한 전기 신호가 디코더를 거쳐 인간의 언어로 번역된 뒤 챗지피티(ChatGPT)로 직접 전달됐다. 생물학적 신경 신호를 자연어로 변환해 대형언어모델(LLM)과 실시간 대화를 나눈 실험이 개인용 노트북 한 대에서 구현됐다.
지난 20일 중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신즈위안(新智元)과 36Kr에 따르면 해외 소프트웨어 개발자 'Chetaslua'는 고성능 신경망 칩이나 외장 그래픽카드(GPU) 없이 파이썬 연산 라이브러리(NumPy)와 공개 뇌 신경망 지도만을 활용해 초파리 전체 뇌 시뮬레이션을 맥북에서 구동하고 이를 챗지피티와 연동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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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는 시뮬레이션의 신뢰도를 입증하고자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기존 연구와 반응 일치 여부를 먼저 검증했다. 단맛 자극을 가했을 때 먹이 섭취를 담당하는 MN9 뉴런의 방전 빈도가 초당 78헤르츠(Hz)까지 치솟았고, 쓴맛을 더하자 방전 빈도가 3헤르츠로 급감했다.
핵심은 복잡한 뇌 전기 신호를 인간의 단어로 치환하는 선형 판독 디코더 설계다. 개발자는 감각 뉴런 단계의 단순 신호를 배제하고, 신호가 뇌 내부 여러 단계를 거쳐 운동 명령으로 이어지는 하류 신경망 데이터만 추출해 학습을 진행했다.
행동 직전 단계인 운동 뉴런 신호만으로 측정한 결과 85%의 정확도로 원래 자극 정보를 단어로 복원했다. 이 단어들이 조합돼 챗지피티에 질문 형태로 전송됐다.
챗지피티가 내린 지시를 초파리 청각 뉴런에 역으로 입력하는 실험도 이어졌다. "앞에 벽이 있다"는 상황에 대해 인공지능이 "좌회전하라"고 명령하자, 시뮬레이션 초파리는 37차례 연속으로 지시 방향에 맞춰 반응했다. 다만 단순 반사 명령 수행을 넘어 주변 환경을 기억하고 탐색 전략을 세우는 먹이 활동은 수행하지 못해, 자극-반응 체계와 자의식 형성 사이의 뚜렷한 한계도 확인됐다.
이번 실험은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자넬리아 연구캠퍼스와 케임브리지대, 구글 리서치가 10년에 걸쳐 완성해 이달 초 국제 학술지 셀(Cell)에 전면 오픈소스로 공개한 수컷 초파리 중추신경계 지도 'MaleCNS v1.0' 데이터셋이 공개되면서 가능했다. 전문 연구기관의 대규모 자본 없이도 개인이 오픈소스 데이터를 활용해 생물학 뇌 신경망과 인공지능을 직접 결합하는 시도가 현실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