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2일(화)

4·3 유족 할머니, 보상금으로 1억 기부... 아너 소사이어티 4,000호 주인공 됐다

제주4·3사건 희생자 유족인 故김을생(1925~2021) 할머니가 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 4,000호 회원으로 등록됐다.


21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제주에서 열린 가입식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아너 소사이어티 출범 19년 만에 맞은 4,000번째 회원이 역사의 아픔을 나눔으로 승화시킨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는 평가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정한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으로,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007년 12월 출범 이후 2015년 1,000호, 2018년 2,000호, 2022년 3,000호를 거쳐 올해 4,000호에 도달했으며 현재까지 모인 기부금은 총 4,495억 원에 이른다.


故김을생 할머니는 생전 기부한 2,600만 원과 4·3 피해보상금 5,000만 원에 아들 김춘보 씨가 2,400만 원을 보태 총 1억 원의 기부금을 마련해 특별회원으로 가입했다. 특별회원은 가족 및 제3자가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고 대표자로 추대한 개인을 뜻한다.


김 할머니는 역사적 비극에 대한 보상금을 다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으로 돌려주며 감동을 전했다.


인사이트 (왼쪽부터) 윤여준 사랑의열매 회장, 故김을생 아너의 아들 김춘보 아너, 강지언 제주 사랑의열매 회장이 아너 소사이어티 특별회원 가입 인증패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사랑의열매


지난 18일 제주 사랑의열매에서 열린 가입식에는 김 할머니의 아들 김춘보 씨와 가족을 비롯해 윤여준 사랑의열매 회장, 강지언 제주 사랑의열매 회장, 이상익 사랑의열매 사무총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해 4,000호 탄생을 축하했다.


아들 김춘보 씨는 평생 농사를 지으며 1994년부터 익명 지원을 이어와 '얼굴 없는 농민천사'로 알려진 기부자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성장한 그는 "어려운 사람들이 어려움을 더 잘 안다"는 생각으로 나눔을 실천해 왔다.


2014년에는 평생 모은 2억 원을 기부해 전국 708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2015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국민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가입으로 김춘보 씨의 자녀에 이어 故김을생 할머니까지 3대에 걸친 '패밀리 아너'가 탄생했다. 패밀리 아너는 현재 전체 회원의 약 28%(486개 가족, 1,109명)를 차지하고 있다.


김춘보 씨는 "어머니께서 평생 품고 살아오신 4·3의 아픔과 가족의 마음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으로 남길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눔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머니의 이름으로 시작된 이번 나눔이 더 많은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여준 사랑의열매 회장은 "아너 소사이어티 4,000호라는 역사적인 순간에 특별한 기부자를 모시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아너 소사이어티가 우리 사회의 나눔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부자 모임으로서 더 많은 국민이 나눔에 동참하고, 세대를 넘어 나눔의 가치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너 소사이어티는 기업인과 연예인뿐만 아니라 회사원, 경비원,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참여가 확대되며 기부문화를 넓혀가고 있다. 회원 가입은 1억 원 이상 일시 기부나 5년 이내 약정으로 가능하며, 누적 기부액에 따라 3억 원 이상은 '실버', 5억 원 이상은 '골드', 10억 원 이상은 '오플러스' 회원으로 예우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