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3일(일)

'참이슬·처음처럼'이 꽉 잡고 있는 소주 시장에 '찰랑' 띄운 오비맥주의 승부수

국내 주류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맥주 시장 1위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에 뛰어든다. 


언뜻 보면 시장 흐름을 거스르는 선택이지만 여기에는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뒤 이를 발판으로 해외 K소주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중장기 전략이 깔려 있다. 


이미 확보한 제주 생산기지와 카스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오비맥주의 부담을 낮추는 요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1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말 제로 슈거 소주 '찰랑'을 출시한다. 2024년 제주소주를 인수한 지 약 2년 만의 국내 소주 시장 진출이다.


줄어드는 내수에 소주 진출... 오비맥주가 바라본 건?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8000㎘로 27년 만에 300만㎘ 아래로 떨어졌고, 희석식 소주 출고량도 3년 연속 감소했다.


오비맥주의 이번 진출은 성장 시장에 올라타려는 전략과는 거리가 있다. 회사 역시 찰랑의 초기 목표를 단기간의 수익 확대보다 새로운 주종에서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데 두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당장 수익 창출을 크게 기대할 수 없지만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내수에서의 인지도를 높여서 해외 시장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오비맥주


아울러 "한국을 대표하는 주류회사로서 한국 대표 주류인 소주를 생산한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주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커지느냐보다 새로운 주종을 확보해 사업의 범위를 얼마나 넓힐 수 있느냐에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국내와 해외 소주시장의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내수 소비는 줄고 있지만 K푸드와 K콘텐츠 확산에 힘입어 소주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일반·과일소주를 포함한 국내 소주류 수출액은 처음으로 2억달러를 넘어섰다.


오비맥주도 이미 제주소주 인수 이후 해외에서 소주 사업 경험을 쌓아왔다. 미국에서는 '찰랑' 브랜드를 먼저 선보였고 다른 해외 시장에도 소주 제품을 공급해왔다.


이번 국내 출시는 해외에서 먼저 선보인 찰랑의 인지도를 내수에서 높인 뒤 이를 해외 시장 확대에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청량한 물보라 속 세 병의 신선함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공장은 제주·판매는 카스망...처음부터 시작하는 소주 사업 아니다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상쇄할 기반도 갖췄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 시장 1위 브랜드 카스를 통해 전국 음식점과 주점에 폭넓은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찰랑 역시 기존 카스 영업망을 활용해 판매될 예정이다.


소주 사업을 위해 판매망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신규 사업자와 달리 기존 거래처에 새로운 주종을 추가할 수 있는 구조다.


생산 기반도 이미 확보했다. 오비맥주는 2024년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제주공장과 소주 제조 역량을 갖췄다. 생산은 제주공장, 판매는 카스를 통해 확보한 영업망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주종 진출에 필요한 초기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 


찰랑은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일부 음식점·주점을 중심으로 먼저 판매된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가정용 시장 확대 여부는 초기 판매 반응을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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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기존 강자들이 확고한 입지를 갖춘 만큼 처음부터 전국 시장에서 정면 승부하기보다 카스 영업 기반을 활용해 브랜드 안착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결국 찰랑은 오비맥주가 단순히 소주 한 제품을 추가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카스로 구축한 국내 사업 기반과 제주 생산시설을 새로운 주종으로 확장하고, 이를 해외 K소주 시장까지 연결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첫 무대에 가깝다.


줄어드는 내수시장에 뛰어든 오비맥주의 승부처는 국내 소주 점유율만이 아니다. 찰랑을 국내에 안착시킨 뒤 이를 얼마나 큰 K소주 브랜드로 해외에 확장할 수 있느냐가 이번 도전의 진짜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