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1일(월)

평생 장애와 투병 견디고... 뼈·혈관 기증 100여명에게 새 삶 선물한 50대 삼촌

10년 넘게 만성 신부전으로 투석 치료를 받으며 투병 생활을 이어오던 50대 남성이 세상을 떠나며 자신의 뼈와 혈관 등 인체조직을 기증해 100여 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8일 세상을 떠난 최용진(56) 씨가 경기 군포시 원광대학교산본병원에서 뼈, 근막, 심장판막, 혈관, 심낭 등 인체조직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인체조직기증은 최대 9명에게 생명을 나누는 장기기증과 달리, 조직 손상이나 기능적 장애를 겪는 환자 100여 명의 치료와 기능 회복을 도울 수 있다.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최 씨는 20대 시절 겪은 교통사고로 다리에 큰 부상을 입어 보행에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40대 초반 투석을 시작하기 전까지 마을버스 운전기사와 중고차 매매 관련 일에 종사하며 성실하게 생계를 꾸렸다.


20260831501559.jpg7월8일 세상을 떠나며 100여명에게 인체조직을 기증한 최용진(56)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최 씨는 생전에 미리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신청하고 가족들에게 본인의 나눔 의사를 확실히 전달했다. 조카 최부원 씨는 "2년 전쯤 삼촌이 기증희망등록증을 건네며 혹시 모를 일이 생기면 기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셨다"며 "가족들도 삼촌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 씨는 10여 년간 고된 투석 치료를 이어가면서도 주변 사람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요리를 즐겨 직접 만든 반찬을 조카에게 챙겨주기도 했으며, 가족들이 건강을 염려할 때마다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도리어 안심시켰다.


조카들에게는 친구처럼 친근하면서도 든든하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 조카 최부원 씨는 "단순히 작은아버지가 아니라 친구이자 또 다른 아버지였고,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고인을 향해 "삼촌과 함께한 시간들이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했던 삼촌이라 더욱 마음이 아프다. 이제는 할머니를 만나 좋은 시간만 보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