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8일(금)

"은은한 향기의 배신"... 향 첨가된 세정제, 공기청정기도 못 잡는 나노입자 만든다

향 첨가 세정제의 테르펜 성분이 오존과 반응해 폐에 침투하는 초미세 나노입자를 수분 내 대량 생성하며, 무향 제품 사용과 청소 시 환기가 필수다.


최근 미국 퍼듀대학교 토목·건설공학과 연구팀은 향이 들어간 세정제의 테르펜 성분이 실내 공기 중 오존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대량의 초미세 나노입자를 수분 내 생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2차 오염을 예방하려면 무향 세정제를 선택하고 청소 시 반드시 환기를 실시해야 한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23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2026 미국화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0003674237_001_20260827180111903.jpg미국 퍼듀대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청소용품과 화학소독제가 실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왔다. 연구진은 시중 제품 대다수가 실내를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강한 향을 첨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기화학 분야에서는 이미 소나무에서 방출되는 피넨 등 식물성 화학물질 테르펜이 오존과 반응해 대기 중 나노입자를 만들고, 이 입자들이 모여 구름 씨앗 크기까지 성장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숲 같은 개방 공간에서는 테르펜 농도가 낮아 입자 생성이 느리게 진행된다. 반면 실내에서 향 제품을 사용하면 표면이나 스프레이 액적에서 향 성분이 증발하며 테르펜이 대량 방출된다.


세정제에 함유된 테르펜에는 소나무향의 피넨, 레몬향의 리모넨, 타임향의 티몰, 라벤더향의 리날콜 등이 포함되며 이들은 자연 환경보다 훨씬 높은 농도로 존재한다. 


청소 후 실내 공기의 테르펜 농도는 숲에서 측정되는 수치의 최대 수백 배까지 치솟을 수 있다.


pexels-polina-tankilevitch-4440533.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pexels


연구팀은 향기 첨가 세정제와 소독제 사용 시 발생하는 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실제 주택과 동일한 규모와 환경의 실험 공간을 구축했다. 


향이 들어간 일반 액체 제품, 식물성 성분 함유 소독 스프레이, 세정 티슈로 청소를 진행했다.


실험 결과 향 첨가 제품으로 바닥을 닦거나 조리대에 스프레이를 분사하거나 표면을 청소하면 수십억 개에서 수조 개의 입자가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입자 또는 초미세입자로 분류되는 이 입자들의 크기는 1~30㎚로, 가정용 공기질 측정기나 공기청정기로는 감지할 수 없는 범위다. 


연구팀은 일상적인 청소 행위가 실외보다 높은 수준의 초미세입자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exels-shvetsa-4226257.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pexels


특히 살균용 자외선램프와 향 첨가 소독제 및 세정제를 함께 사용하면 나노입자가 더 빠르게 형성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외선램프는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해 오존을 만들어내고, 이 오존이 고농도 테르펜과 만나 주택 내부에서 강력한 입자 생성 반응을 일으켜 폐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브랜든 부어 교수는 "세정제와 소독제를 이용한 청소가 표면의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제거에는 효과적이지만, 보이지 않는 공기 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부어 교수는 "진정으로 깨끗한 실내 공기 환경은 고농축 감귤향이나 코튼향 같은 인위적 향 없이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 상태가 정상"이라며 "세정제 사용이 표면의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제거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