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온 이란이 해협 통항을 재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 마련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레바논 방송 알 마나르TV와의 인터뷰에서 중재국들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조건 목록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이 제시할 개방 조건에는 레바논을 포함한 서아시아 지역의 전쟁 종식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중동 전역의 군사적 충돌 중단을 해협 개방의 선결 과제로 내세운 셈이다.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모흐센 레자이가 지난 6월 5일 테헤란에서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 CNN 캡쳐
해협 내 선박 운항을 재개하기 위한 실무 절차도 진행 중이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이 오만과 새로운 통항 회랑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하며 "항로는 오만과 이란 영해 양측에 걸쳐 조성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양국은 세부 항로 구성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다만 실제 선박 통항 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미국이 이란의 요구 조건을 이행한다면 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 내 지정된 중앙 항로를 통해 통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해협 재개방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의 대이란 항구 봉쇄 해제, 경제 제재 철회, 과거 제재로 인한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오만과 항로 개설에 합의하더라도 미국의 상응 조치가 없으면 전면 개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분쟁 발발 이전까지 전 세계 해상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약 20%를 담당해 온 핵심 해상 통로다. 봉쇄 장기화로 선박 통항이 급감하면서 국제 유가와 에너지 공급망의 불안을 키우는 주요 변수로 작용해 왔다.
한편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을 암살하려 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