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목)

신약 개발 불모지서 美 직판 이끈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에 1.1조 베팅

SK바이오팜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의 글로벌 권리를 확보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했다.


26일 SK바이오팜은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이오헤이븐과 오파칼림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선급금과 개발·허가 단계별 마일스톤을 합쳐 최대 7억 9500만 달러(한화 약 1조 996억 원)다.


선급금은 총 4억 달러로, 거래 종결 시 3억 5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1년 후 5000만 달러를 추가 지급한다. 개발과 허가 진행에 따라 최대 3억 9500만 달러의 마일스톤도 지급할 예정이다.


인사이트캡사진 제공 = SK바이오팜


이번 계약으로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의 전 세계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획득했다. 오파칼림은 선택적 칼륨 채널 Kv7 활성제로, 새로운 기전의 뇌전증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현재 성인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3상을 진행 중이며, RISE3 임상의 첫 탑라인 결과를 올해 말 확보할 계획이다. 2028년 두 번째 임상 결과 발표를 거쳐 2029년 중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한다.


오파칼림은 임상시험에서 우수한 내약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졸음이나 어지럼증 같은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낮추면서도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SK바이오팜은 30년 이상 뇌전증 분야에서 축적한 전주기 역량을 바탕으로 후보물질을 정밀 실사한 결과, 충분한 성공 가능성과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 외에도 Kv7 디스커버리 플랫폼과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Kv7 계열 화합물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바이오헤이븐과의 전략적 협약을 통해 추가 신약 개발 기회도 기대할 수 있다. 계약에 따라 일부 마일스톤 및 로열티는 원개발사인 놉 바이오사이언스에 지급된다. 거래는 기업결합 관련 승인 및 선행조건 충족을 거쳐 종결될 예정이다.


이번 도입은 SK바이오팜이 추진해 온 '신규 제품' 도입을 통한 '마케팅 인프라 레버리징' 전략의 일환이다. 신약 승인에 성공할 경우 기존 단일 제품 회사에서 벗어나 다수의 혁신신약을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국내 유일한 신약개발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혁신신약 세노바메이트는 올해 미국 뇌전증 치료 시장에서 브랜드 신약 1위에 올랐다.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 승인 시 미국 자회사 SK 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150명 이상의 미국 전담 영업 조직과 주요 뇌전증 센터 및 신경과 전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상업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와 오파칼림의 상호보완적인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마케팅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전망이다. 두 개의 차별화된 치료 옵션으로 뇌전증 환자의 다양한 미충족 수요에 대응하고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도입을 통해 뇌전증 치료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헤이븐의 회장 겸 CEO인 블라드 코릭 박사는 "오파칼림은 당사가 지금까지 개발한 자산 중 가장 기대되는 자산 중 하나"라며 "선택적 Kv7.2/7.3 활성제로, 다수의 뇌전증 치료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낮추면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코릭 박사는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이상적인 파트너이며, 2020년부터 미국 환자들에게 부분발작 치료를 위한 신약을 선보인 유일한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 사진 제공 = SK바이오팜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소식인 만큼 이번 오파칼림 도입 계약은 의미가 크다"며 "SK바이오팜은 멀티 프로덕트를 미국 시장에서 직판하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아시아의 바이오텍과 미국 연구기관으로부터의 초기단계 후보물질 도입을 넘어,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 바이오텍으로부터 최종 결과가 임박한 후보물질을 확보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당사가 다방면에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실질적인 성과를 통해 K-바이오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대와 제형 다변화 등 라이프사이클 관리를 통해 중장기 성장 및 수익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현탁액 제형에 대한 신약허가신청을 완료했으며, 전신 강직-간대발작 및 소아로의 적응증·연령 확대도 연내 추가신약허가신청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 확장도 병행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파트너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를 통해 지난 3월 상업화를 개시했으며, 중남미 지역 역시 파트너사 유로파마를 통해 올해 페루, 칠레, 브라질에 출시했다. 일본 승인과 한국 출시를 위한 절차도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