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목)

"쉽고 빠른 건 재미없잖아?"...Z세대 사로잡은 '느린 메시지' 앱, 뭐길래?

즉각적인 답장과 쏟아지는 알림에 지친 사람들이 오히려 '느림의 미학'을 찾기 시작했다. 메시지가 도착하기까지 몇 시간, 때로는 며칠씩 걸리는 독특한 메신저 앱들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비둘기와 달팽이 등 동물의 실제 이동 속도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앱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전서구가 편지를 배달하던 방식을 디지털로 재현한 이 앱들은 수 초 만에 메시지가 도착하는 일반 메신저와는 정반대의 경험을 제공한다.


지난해 4월 등장한 '캐리어 피지(Carrier Pidge)'는 이번 달 들어 이용자가 7만5000명을 돌파했다. 개발자 노아 이야로비노가 이번 달 중순 앱 소개글을 게시한 이후 이용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Low-speed messenger app transmit…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 앱은 비둘기가 메시지를 배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비둘기마다 비행 속도가 다르며 가장 빠른 비둘기는 시속 약 177㎞로 날아간다. 이용자는 지도에서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실은 비둘기가 수신자를 향해 날아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메시지가 100% 전달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비둘기처럼 0.2% 확률로 길을 잃거나 죽을 수 있다. 비둘기가 사라지면 새 비둘기를 구매해야 하며 가격은 99센트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루스트(Roost)'는 이번 달 다운로드 수가 65만건을 넘어섰다. 비둘기를 비롯해 달팽이, 펭귄, 부엉이 등 1000종이 넘는 동물 중에서 배달원을 선택할 수 있다.


Z세대 저속 메신저 앱 사용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선택한 동물에 따라 메시지 도착 시간이 달라진다. 흰 이탈리아 달팽이를 고르면 시속 약 1.6㎞의 느린 속도로, 외양간부엉이를 선택하면 시속 약 32㎞ 속도로 메시지가 전달된다.


이러한 저속 메시징 앱의 인기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결과 빠른 디지털 환경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석된다. 루스트를 개발한 로건 멘델슨은 "스마트폰의 즉각성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해주는 '슬로우 테크' 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타운대 칼 뉴포트 교수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지나치게 빠르게 쏟아지면 인간의 두뇌는 한 가지에 집중하기 힘들어진다"며 "캐리어 피지와 루스트 같은 앱은 메시지를 보낼 때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들고, 각각의 메시지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Low-speed messenger app deliveri…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