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목)

약국 이름서 '창고·할인' 싹 빠진다... 국회 약사법 개정안 표결

'창고형'이나 '마트형'처럼 의약품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간판을 내건 대형 약국들의 상호 사용을 원천 차단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뒀다. 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신규 개설 약국뿐만 아니라 해당 상호를 쓰던 기존 약국도 유예기간 내에 간판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


국회는 오늘(26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약국 명칭 제한 규정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소비자의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표시를 약국 상호로 쓰지 못하도록 명문화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약품 제조업체나 도매상 영업소로 오인할 수 있는 문구는 물론, 특정 질환이나 의약품을 전문 취급한다고 암시하는 표시도 쓸 수 없다. 약국 반경 1㎞ 이내에 자리 잡은 의료기관과 동일한 명칭을 사용해 병원과의 특수 관계를 연상시키는 행위 역시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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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법은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에 문을 연 대형 창고형 약국이 입소문을 타며 전국 각지로 번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창고형 약국은 넓은 매장에 일반의약품과 영양제를 다량 진열해 마트처럼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반면 약사 단체는 공산품 쇼핑을 연상시키는 영업 방식이 불필요한 약품 사재기와 오남용을 조장한다고 비판해 왔다.


보건복지부도 '창고형', '공장형', '약국 성지' 등 구매 유인 표현을 단속하려 했으나, 상위법상 명확한 위임 근거가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국회가 상위법 개정을 통해 직접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국회를 거친 개정안 본문에는 개별 금지 단어가 직접 적히지 않았다. 의약품 남용 우려가 있는 표시를 제한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우고, 실제 금지어 목록과 판단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시행규칙 개정 과정에서 '팩토리'나 '스토어' 등 외래어 상호와 '할인', '특가' 등 가격 강조 문구를 어느 수준까지 규제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매장 규모나 진열 방식 등 실질적인 영업 형태를 그대로 둔 채 간판 명칭만 바꾼다고 오남용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메가'나 '대형'처럼 통상적인 수식어까지 광범위하게 제한할 경우 영업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여지도 남아 있다.


개정안은 국회 의결과 정부 공포를 거쳐 3개월 뒤 시행된다. 법 시행 당시 이미 해당 명칭을 사용 중인 약국에는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유예기간이 끝나면 옥외 간판은 물론 포털 지도와 온라인 홈페이지에 등록된 상호까지 모두 수정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4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거쳐 지난달 29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