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목)

"부정적인 생각 드는 이유, 나약해서가 아니다"... 뇌과학자가 밝힌 우울증 환자의 뇌 상태

미국 컬럼비아 의대 연구팀이 우울증 환자 뇌의 해마에서 신경세포 재생이 중단된 사실을 밝혀냈다.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원인이며 맞춤형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 의대 연구팀이 우울증 환자의 뇌에서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 과정이 중단된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최첨단 단일 세포 분석과 공간 전사체 기술을 활용해 성인의 뇌 해마에서 신경 줄기세포가 성숙한 세포로 자라는 전 과정을 추적했다. 해마는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핵심 영역이다.


7g6168umc2c22z1olyve.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분석 결과, 정상인의 뇌에서는 신경 줄기세포가 어린 세포 단계를 거쳐 성숙한 신경세포로 성장했다.


반면 우울증 환자의 뇌 속 줄기세포는 초기 상태인 'NSCa'에 갇혀 더 이상 발달하지 못했다. 다음 성장 단계인 신경모세포로 넘어가는 분화 과정이 완전히 차단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멈춘 원인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뇌 염증 반응을 지목했다. 환자의 뇌 속에서는 스트레스 조절 인자인 KLF15와 면역 신호 물질인 인터페론이 과도하게 분비됐다.


이들 물질이 뇌세포의 성숙 스위치를 차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망 전 6개월간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환자일수록 이러한 유전자 변화가 두드러졌다.


신경세포 재생이 중단되자 해마 전체의 신경망도 연쇄적으로 손상됐다.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세로토닌 신호와 뇌의 흥분을 조절하는 글루타메이트 신호가 약해졌다. 신경세포 간 연결 지점인 시냅스의 유연성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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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는 우울증 환자들이 부정적 기억에 집착하거나 기억력과 집중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인지 증상을 설명한다.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가 마음의 고통과 함께 두통이나 만성 신체 통증을 겪는 이유도 밝혔다. 환자의 뇌에서 통증과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특정 신경세포인 InN5.PENK가 비정상적으로 과열돼 있었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성인의 뇌에서도 새로운 뇌세포가 만들어지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여왔다. 


이번 연구는 성인 뇌의 신경세포 재생 과정을 입증하면서 우울증을 단순한 기분 장애가 아닌 뇌세포 재생과 회로의 질환으로 재정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팀은 "멈춰버린 뇌세포 성장 엔진을 다시 가동하는 원리를 밝혀냈다"며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표적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