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전용도로에서 맞은편 자전거와 충돌해 상대방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운전자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상대방이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하다 발생한 사고인 만큼 전방주시 의무 위반이나 회피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유승원 판사)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오늘(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4년 6월 1일 오후 6시 30분쯤 인천 계양구의 한 자전거도로에서 주행 중 마주 오던 B 씨(당시 66세)의 자전거와 부딪혔다. 이 사고로 머리 등을 크게 다친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23일 만인 같은 달 24일 악성 뇌부종 등으로 숨졌다.
뉴스1
검찰은 A 씨가 전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과실로 자전거 앞바퀴를 이용해 B 씨 자전거의 앞바퀴 측면을 들이받았다며 기소했다.
재판부는 현장 정황과 물리적 흔적을 토대로 검찰의 공소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B 씨는 일행 2명과 함께 줄을 지어 이동 중이었으며, A 씨는 앞서 지나간 2명과는 아무런 충돌 없이 정상적으로 엇갈려 지나간 점이 확인됐다.
사고 직후 B 씨가 자신의 본래 차로를 완전히 벗어난 반대편 차로와 인도 사이에 걸쳐 쓰러져 있었던 점, B 씨 자전거의 앞바퀴가 인도 방향으로 꺾여 있던 점 등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
A 씨는 법정에서 "역주행하는 B 씨를 발견하고 인도 쪽으로 피하려 했으나 B 씨 역시 같은 방향으로 방향을 틀면서 충돌했다"라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기 차로에서 정상적으로 주행하고 있었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로로 역주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해자가 피고인 차로 쪽으로 바퀴를 틀어 사고가 났다는 피고인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주장을 뒤집을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라며 "피고인이 전방주시를 게을리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고, 사고를 예측하고 회피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