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아이맥스 상영 티켓을 두고 불법 암표 거래가 성행하면서, 영화계는 이를 차단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디세이'는 영화 사상 최초로 전편을 아이맥스 70㎜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이다. 문제는 원본 화면비 1.43:1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국내 상영관이 CGV 서울 용산아이파크몰점 단 한 곳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유니버설픽처스
일명 '용아맥'으로 불리는 이 상영관은 티켓 판매가 시작될 때마다 동시 접속자가 4만 명을 초과하며 서버 지연과 함께 순식간에 매진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치열한 예매 경쟁 속에서 암표상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각종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정가 1만5000~2만2000원인 '용아맥 티켓'이 5만 원에서 많게는 15만 원까지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되는 게시물이 잇따라 등장한다.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좌석을 독점한 뒤 되파는 수법까지 동원되며, 정상 구매를 시도하는 관객들의 분노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CGV 측은 매크로를 이용한 부정 예매를 상시 감시하고 있으며, 적발 시 해당 계정에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역시 설립 후 처음으로 특별관 암표 거래와 부정 예매를 신고받는 상시 제보 창구를 개설했다.
그러나 현실은 암표 근절에 한계를 보인다. 메신저를 통한 1대1 거래나 비공개 댓글로 이뤄지는 거래는 극장이나 관련 기관이 직접 추적하기 어렵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단순 일정 변경으로 인한 티켓 양도와 부정 목적의 되팔기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 암표 거래를 직접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은 공연과 스포츠 분야에서 온라인 암표 거래를 제재하고 최대 50배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영화는 이러한 조항이 전무해 처벌 공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화계는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영화 분야에도 명확한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영화 예매 플랫폼의 매크로 차단 기술을 고도화하고, 중고 거래 플랫폼과 관계 기관 간 공조 체계를 강화해 부정 예매와 티켓 재판매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기술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