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8일(금)

"반려동물은 부담돼"...중국 청년층 '벽돌 키우기' 열풍

중국 2030세대 사이에서 평범한 벽돌 조각이 새로운 반려 식물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청년층이 공사장이나 길가에서 주운 오래된 벽돌에 이끼를 키우며 소박한 위안을 얻고 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중국중앙(CCTV)방송 등은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벽돌 키우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산책 중 강변이나 공사장, 길가에서 발견한 낡은 벽돌을 집으로 가져와 그 위에 이끼를 자라게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주운 벽돌을 배달 음식 포장 용기 같은 곳에 놓고 매일 물만 뿌려주면 된다.


표면에 이끼가 서서히 퍼지고, 조건이 맞으면 작은 풀이나 꽃까지 피어난다. 일부 이용자는 이끼가 자란 벽돌을 다른 그릇에 옮겨 담아 미니 정원처럼 꾸미기도 한다.


Growing moss on brick indoors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벽돌 이끼를 기르는 한 남성은 "품종에 구애받지 않으면 이끼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며 "거의 돈이 들지 않고, 푸르고 폭신한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낮에는 회사에서 벽돌을 나르고, 밤에는 집에서 벽돌을 키운다"는 자조 섞인 유머가 돌고 있다. 중국에서 '벽돌 나르기'는 힘든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전문가들은 벽돌 키우기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 낮은 비용과 간편한 관리를 지목했다. 반려동물처럼 산책을 시키거나 지속적인 보살핌이 필요 없고, 하루에 물을 조금씩 주는 것만으로 성장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한국에서 '반려돌'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2026-08-24 09 59 23.jpgCCTV


심리상담사 정아이밍은 "벽돌은 정서적 교감을 요구하지 않고, 돌봄에 대한 부담도 주지 않는다"며 "적은 노력으로 무언가를 관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불확실한 현실에서 오는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청년층은 벽돌 외에도 발효균을 배양하거나 금속 부품을 조립하는 등 특별한 목적 없는 취미에 빠져들고 있다. 일과 인간관계에서 잠깐 벗어나 비교적 빠르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아무 벽돌이나 집안에 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래된 벽돌 속에는 벌레가 숨어 있을 수 있고, 화학공장이나 오염된 하천 근처에 있던 벽돌은 기름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Growing moss on discarded bric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중국식물학회 이끼전문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은 벽돌을 가져오기 전 주변 환경을 확인하고, 집에 들인 후에는 물에 충분히 담가 이물질과 벌레를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직사광선을 피해 은은한 빛이 드는 곳에서 관리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끼를 원하는 형태로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말라서 누렇게 변한 이끼도 비를 맞거나 물을 주면 다시 푸르게 되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런 변화와 기다림의 과정이 '벽돌 키우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