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서 최근 5년간 480명이 넘는 직원이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퇴직자의 절반이 20~40대 젊은 층으로 집계되면서 조직 경쟁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퇴직 후에는 대형 로펌과 가상자산 업계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아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다.
지난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감원 퇴직자는 총 481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2년 102명, 2023년 103명, 2024년 110명, 2025년 112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해도 7월까지 이미 54명이 금감원을 떠났다.
문제는 정년과 거리가 먼 젊은 인력의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퇴직자 가운데 20대는 26명, 30대 71명, 40대 83명으로 20~40대가 전체의 37.4%를 차지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져 퇴직자 54명 중 27명이 20~40대로 집계됐다. 연도별 20~40대 퇴직자 비중은 2022년 35.3%에서 2024년 41.8%, 2025년 39.3%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감독 업무의 전문성을 쌓아가야 할 핵심 인력이 조직을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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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직원들의 이탈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계획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지방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맞벌이 배우자와 자녀 교육 문제 등을 고려한 젊은 직원들이 서울에 남을 수 있는 다른 직장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금감원 노조가 조합원 1,5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만 40세 미만 직원 중 지방이전 시 이직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82.5%로 전체 연령대 평균(69.7%)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이 맞벌이 배우자나 자녀 교육 문제로 가족 전체가 이주하기 어려워 서울 소재 직장을 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퇴직자들의 재취업 행선지도 주목된다. 금감원 퇴직자가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이 취업심사를 받은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최근 10년여(2016년~올해 7월)간 총 25건이었다. 이어 법무법인 광장 12건, 율촌 10건, 세종 9건, 태평양 8건, 화우 6건 순으로 대형 로펌 재취업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근에는 감독·검사와 밀접한 가상자산 업계 이동도 늘어 두나무 9건, 빗썸 및 빗썸코리아 계열사 7건의 취업심사가 이뤄졌다. 규제가 강화되는 가상자산 분야에서 금감원 출신 인력 수요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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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공직자가 퇴직 전 담당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취업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심사를 통과했더라도 감독기관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가 피감 금융회사의 규제 대응이나 대관 업무에 활용될 경우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박 의원은 "금감원은 밖으로는 고위·중견 인력의 '금피아 회전문', 안으로는 젊은 감독인력의 이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며 "올해 퇴직자의 절반이 20~40대라는 것은 금감원의 조직 경쟁력과 금융감독 전문성 측면에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이어 "금융회사를 검사하고 제재하던 인사가 퇴직 후 피감 금융회사나 관련 로펌으로 이동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금융감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면서 "취업심사가 '금피아 재취업'을 위한 통과의례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해충돌 심사와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인력 유출 문제는 조직 내부를 넘어 금융시장 전체의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젊은 전문인력의 이탈을 막고 감독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