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1일(월)

부상 딛고 돌아온 '셔틀콕 퀸' 안세영, 야마구치 잡고 3년 만의 정상 탈환

부상을 털고 돌아온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세계랭킹 1위)이 3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았다.


지난 23일 안세영은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 아카네(29·일본·2위)를 2-0(21-17, 21-14)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은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우승 기록을 남겼다.


2024년에는 파리 올림픽 때문에 세계선수권이 개최되지 않았고, 2025년 프랑스 파리 세계선수권 때는 4강에서 천위페이(28·중국)에게 패하면서 통산 두 번째 세계선수권 우승까지 3년이 걸렸다.


지난달 일본오픈에서 왼발 통증으로 16강에서 기권했던 안세영은 이후 중국오픈을 건너뛰며 치료에 집중했고 약 한 달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완전치 않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우승'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준결승에서는 세계 3위 왕즈이(26·중국)를 잡아내며 최근 14차례 맞대결에서 13승 1패의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이날 결승에서도 작년 이 대회 우승자이자 세계 2위 야마구치를 49분 만에 완파하며 최근 6경기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야마구치와의 상대 전적은 최근 6연승 포함 20승 15패로 벌어졌다. 안세영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4년 파리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 단식 역사상 최다승(11승)을 거두면서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8번 국제대회에 나와 6번 우승했다. 안세영이 우승하지 못한 대회는 왼발 통증으로 16강에서 기권한 일본오픈과 왕즈이에게 결승에서 패한 전영오픈(3월)뿐이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안세영은 이번 대회까지 올 시즌 전적 44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24년 10월 이후 96주 연속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를 질주 중이다.


중학생 시절 이미 성인들을 제치고 국가대표로 선발된 안세영은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질식 수비'를 앞세워 국제대회에서 승승장구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도 안세영은 상대를 체력으로 압도하는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예전에 비해 한결 진화했다. 상대의 플레이를 모두 받아치며 따라가기보다 한 템포 빠르게 플레이를 주도하면서 체력을 아낀다. 세계 최상위 레벨 선수들을 10년 가까이 상대하면서 무릎과 발목 등 부상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현일 한국 대표팀 여자 단식 코치는 "세영이가 부상으로 고생한 후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앞으로 2, 3년 하고 은퇴할 생각이 아니지 않나. 장기적으로 봤을때 '내가 이 플레이 스타일로 길게 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 관계자 역시 "예전의 안세영이 끝없는 체력전으로 상대를 지치게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완급 조절과 빠른 공격 전환으로 경기 시간을 단축하려 애쓴다"며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면서 득점 효율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영은 "시즌 중 100% 안 아픈 상태로 뛰는 대회는 사실상 없다. 그저 참고 감당할 수 있다고 믿으며 코트에 서는 것"이라면서 "장비나 외부 탓을 하기보다는, 몸 상태와 움직임의 조절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안세영은 이제 내달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안세영이 아시안게임까지 제패하면 한국 단식 선수로는 남녀부를 통틀어 최초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루게 된다.


인사이트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7일 전북 익산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대통령기 전국종별배드민턴 선수권 대회 여자일반부 단체 결승경기에 출전해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25.7.7 / 뉴스1


한편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여자복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이소희(32)-백하나(26) 조가 세계 1위인 중국의 류성수(22)-탄닝(23) 조를 2-0(21-15, 21-15)으로 완파하며 포디움 정상에 섰다. 한국 여자 복식 팀이 세계선수권 정상을 차지한 건 1995년 스위스 로잔 대회 때 길영아(56)-장혜옥(49) 조 이후 31년 만이다.


신승찬(32)과 짝을 이뤄 2014년 코펜하겐 대회 때 동메달을, 2021년 우엘바 대회 때 은메달을 따냈던 이소희는 한국 배드민턴 여자 복식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금·은·동메달을 모두 수집하는 기록을 세웠다. 남자복식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 조는 하루 전 준결승에서 4위 애런 치아-소 위익 조(말레이시아)에 0-2로 패해 동메달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