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1일(월)

180일 수사 마치는 종합특검... 50여명 기소했지만 핵심 의혹은 미제로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23일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한다. 특검팀은 오는 24일 오전 경기 과천시 특검 사무실에서 최종 브리핑을 열고 그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50여명을 기소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수사를 진행했지만,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노상원 수첩,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개입 등 핵심 의혹은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팀은 수사 막바지 2주간 40여명을 재판에 넘기는 이른바 '헤비테일 전략'을 구사했다.


인사이트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 특별검사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을 예방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6.2.26 / 뉴스1


가장 주목받는 성과로는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규명이 꼽힌다. 특검팀은 지난 6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을 국가 예산 불법 전용·집행 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김건희 여사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김태영 21그램 대표를 잇달아 재판에 넘겼다.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과 감사원 간부들을 기소했다.


김건희특검에서 넘겨받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단순히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의 예산 불법 전용 의혹, 감사원의 조직적 감사 무마 정황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서는 윤 전 대통령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을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파한 혐의로 기소했다.


채상병 사건 수사 내용을 유출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VIP 격노설' 은폐 혐의를 받는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연철 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도 재판에 넘겼다.


다만 역대 최장 기간 특검 수사에도 다수의 미제 사건을 남기면서 '반쪽짜리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이다.


앞서 김건희특검이 국토교통부 실무자 등을 기소했지만 '윗선'으로 지목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종합특검팀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왔다. 원 전 장관을 출국금지하고 두 차례 소환한 데 이어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진행했지만 끝내 혐의를 규명하지 못해 사건을 다시 국수본에 넘기기로 했다.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도 비슷한 상황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첩에 '수집소'로 적힌 연평부대 수용시설 등에 헬기를 타고 가 현장검증을 진행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 피의자로 조사했다. 그러나 노 전 사령관의 진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혐의 입증에 실패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건희 / 뉴스1김건희 / 뉴스1


특검팀은 지난 3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대통령실이 개입하려 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에 사건 이첩을 요청했다.


이어 4월 사건을 넘겨받아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으나 별다른 진척 없이 사건을 이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한 수사는 다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어간다.


법조계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지 않은 것이 패착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사 대상을 지나치게 넓힌 탓에 정작 핵심 의혹에 충분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지 못해 용두사미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종합특검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지난 4월 김지미 특검보가 진보 성향 매체에 출연해 주요 수사 대상 의혹과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특검팀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 사건을 담당한 권영빈 특검보가 과거 주요 관계자들을 변호했던 이력이 알려지면서 담당 특검보가 교체되는 일도 있었다.


내란 관련 주요 인사에 대한 처분이 정반대로 뒤집힌 점도 논란이 됐다. 특검팀은 '싹 다 잡아들이라'는 윤 전 대통령 지시를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비상계엄 당시 국회로 이동하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려 훈장을 받은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을 내란 가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내란특검팀 수사 당시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 입증에 도움을 준 핵심 참고인으로 꼽힌다.


조 대령 기소를 두고 내란특검팀은 "국방부와 국무회의의 공적 심사와 심의를 존중하지 않은 채 이를 번복해 조성현을 법정에 세울 어떤 사유도 발견되지 않는다"며 의견서를 보냈으나, 종합특검팀은 "공소제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끝내 기소했다.


두 특검팀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만큼 향후 공소유지 과정에서도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