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1일(금)

미국 문턱까지 넘은 K9 자주포... 한화에어로가 기대하는 '연쇄효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의 문턱을 넘었다.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미 육군에 K9 계열 시제품을 공급하게 되면서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K9의 입지도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시장 진입은 스페인과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진행되는 수조원대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까다로운 미 육군의 평가 대상에 올랐다는 이력 자체가 향후 해외 사업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레퍼런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9 자주포는 현재 튀르키예와 인도, 폴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세계 9개국에 1000여 문이 수출됐다.


▲ K9MH가 사격 시험을 하는 모습. ⓒ한화에어로K9MH가 사격 시험을 하는 모습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을 차륜형으로 개조한 'K9MH' 시제품을 미 육군에 공급하기로 하면서 미국까지 K9 계열의 진출 무대가 넓어지게 됐다.


자주포는 전차나 전투기와 비교하면 전통적인 무기 체계에 속하지만 현대전에서도 전선을 유지하는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장거리에서 적의 포병과 병력, 시설을 타격할 수 있어 지상전의 주도권을 좌우한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155㎜ 포탄 생산·확보 능력이 각국의 전쟁 지속 능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부상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이 노후 자주포 교체와 포병 전력 확대에 나서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K9을 앞세워 수출 시장을 넓히고 있다.


당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약 45억5400만유로, 한화 약 7조3900억원 규모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방산기업 인드라와 손잡고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스페인은 무기 성능뿐 아니라 현지 생산과 산업 협력을 중시하는 시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기술과 핵심 부품을 제공하고 인드라가 현지 생산을 맡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K9 자주포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 3월에는 스페인 육군 요구에 맞춘 K9 자주포 128문과 탄약운반차 120대를 공동 제작·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대형 시장으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노후 무기 교체를 위해 약 10조원 규모의 중장기 군수·무기체계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주포와 장갑차, 유도무기 등 지상전력의 대규모 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과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K9의 최대 고객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폴란드와의 추가 계약도 남아 있다.


폴란드는 2022년과 2023년 계약을 통해 K9 자주포 360여 문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3차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현지 생산을 전제로 협상이 마무리되면 K9 약 300문을 추가로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 사업 규모는 최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15일(현지삭)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폴란드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에서 K9 자주포가 움직이고 있다. 사진 폴란드 국방부2023년 '폴란드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에서 K9 자주포가 움직이고 있다 / 폴란드 국방부


방산업계는 이번 미국 진입이 이들 시장에서 K9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무기 조달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에서 미 육군의 평가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다른 국가의 도입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운용국이 늘어날수록 혹한과 혹서, 사막과 산악 등 다양한 환경에서 운용 데이터가 쌓이는 만큼 K9의 신뢰도와 수출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