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1일(금)

"신라면을 '보고 즐기는 IP'로"... 농심, 美 현지 콘텐츠 법인 세우고 마케팅 총력전

농심이 미국에서 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콘텐츠 전담 법인을 설립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글로벌 문화 콘텐츠와의 협업에 이어 신라면 자체 캐릭터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를 단순한 식품이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5월 미국 법인 농심홀딩스아메리카(NONGSHIM HOLDINGS AMERICA, INC.)를 통해 현지 법인 'NM STUDIOS, LLC'를 설립했다.


NM STUDIOS는 농심홀딩스아메리카가 미국 현지 콘텐츠 제작 업체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농심홀딩스아메리카는 약 30억8000만원을 출자해 지분 50%를 확보했다.


농심의 올해 반기보고서에도 NM STUDIOS가 신규 공동기업으로 반영됐다. 기존 관계기업인 아지노모도농심푸드와 별도로 NM STUDIOS가 공동기업 투자 내역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면서 미국 내 콘텐츠 사업을 위한 별도 법인 구축이 공식화됐다.


인사이트뉴욕 한복판 타임스퀘어 초대형 전광판에 등장한 신라면 글로벌 캠페인 / 사진 제공 = 농심


농심홀딩스아메리카는 농심의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다. 농심 USA와 농심 캐나다 등을 산하에 두고 북미 시장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별도 법인을 더하면서 제품 생산·판매뿐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과 콘텐츠 제작 분야까지 현지 사업 기반을 넓히게 됐다.


특히 농심이 최근 신라면을 중심으로 글로벌 콘텐츠 마케팅을 적극 확대해왔다는 점에서 NM STUDIOS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농심은 지난해 8월 넷플릭스와 손잡고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공식 협업을 진행했다. 신라면과 새우깡 등의 패키지에 작품 속 캐릭터와 세계관을 적용하고 북미·유럽·오세아니아·동남아시아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작품 공개 이후 극 중 라면이 신라면을 연상시킨다는 글로벌 팬들의 반응이 실제 브랜드 협업으로 이어진 사례다.


미국에서는 협업을 오프라인 경험으로 확장했다. 지난해 10월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신라면의 미국 출시를 기념해 초대형 디지털 옥외광고를 선보이고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맛보고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했다. 단순 제품 광고를 넘어 K콘텐츠 팬덤과 신라면 브랜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힌 것이다.


인사이트신라면 첫 공식 브랜드 캐릭터 'SHIN(신)' / 사진 제공 = 농심


자체 IP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올해 3월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첫 공식 브랜드 캐릭터 'SHIN(신)'을 공개했다. 라면 면발을 연상시키는 머리와 '辛'자가 들어간 눈동자 등 신라면의 정체성을 캐릭터에 녹였다.


농심은 SHIN을 공개하면서 언어나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해외 소비자도 직관적으로 브랜드와 교감할 수 있도록 캐릭터 마케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캐릭터의 탄생 스토리를 담은 디지털 콘텐츠도 함께 선보이는 등 처음부터 글로벌 IP로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업계에서는 NM STUDIOS가 향후 신라면을 비롯한 농심 브랜드의 영상·디지털 콘텐츠 제작이나 문화 콘텐츠 협업, 자체 캐릭터 IP를 활용한 마케팅 등의 거점 역할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현지 콘텐츠 업체와 공동으로 법인을 세운 만큼 미국 소비자의 취향과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보다 기민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사이트농심 신라면 글로벌 앰배서더 에스파 2차 캠페인 이미지 / 사진 제공 = 농심


농심은 최근 K팝 아티스트를 활용한 글로벌 캠페인도 확대하고 있다. 신라면 글로벌 앰배서더 에스파와 함께 두 번째 글로벌 광고 캠페인에 나서 지난 20일부터 메인 광고와 디지털 쇼츠 등 총 15편의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캠페인은 북미와 아시아, 유럽 등 해외법인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처럼 외부 문화 콘텐츠와의 협업부터 자체 캐릭터 IP, K팝 아티스트를 활용한 광고까지 마케팅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미국에 콘텐츠 전담 법인까지 신설하면서 농심의 글로벌 콘텐츠 전략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NM STUDIOS는 아직 사업 준비 단계로 구체적인 사업 범위나 향후 프로젝트는 확정되지 않았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현지 마케팅 역량 강화 차원에서 콘텐츠 제작 관련 업체와 공동 출자한 법인"이라고 설명하며 "현재 사업 준비 중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