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000억·2021년 1300억대 투자...9년째 회수 과제
TPG 과반 주주가치제고위, 지난달 SEC에 F-1 비공개 제출
신주 발행·공모 규모 미확정...카카오 "이사회 결정한 사항 없다"
카카오모빌리티에 약 6400억원을 투자한 TPG 컨소시엄이 투자 9년 차에 보유 지분을 기초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TPG가 가진 기존 지분을 미국 증시에 올리는 방안이다. 관련 위원회는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신청서까지 제출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PG 컨소시엄은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 출범 당시 5000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에는 1억1680만달러, 당시 환율로 약 1400억원을 추가로 넣었다. 두 차례 투자액을 합치면 약 6400억원이다.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투자금 회수는 완료되지 않았다. 2022년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인수를 추진했지만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TPG는 보유 지분 매각을 위해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접촉했다. 지난해 VIG파트너스 등을 상대로 진행된 지분 매각 논의도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다.
9년째 회수 못한 6400억...TPG, 이번엔 구주 ADR
TPG가 이번에 검토하는 것은 카카오모빌리티 전체 지분이 아닌 TPG 보유 지분을 기초로 한 ADR 상장이다. 카카오는 전날 조회공시 답변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주주가치제고위원회가 재무적투자자의 투자 회수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TPG 보유 지분만을 기초로 한 ADR 상장도 여기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주주가치제고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위원회 3명 가운데 2명이 TPG 측 인사다. 위원회 과반을 TPG가 확보한 구조다.
위원회는 지난 7월 2일 SEC에 미국 ADR 상장 공모와 관련한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접촉하고 2023~2025년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도 진행해왔다.
현재 공개된 내용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신주 발행 계획은 포함돼 있지 않다. TPG 보유 구주만 ADR의 기초주식으로 활용할 경우 매각대금은 지분을 내놓은 기존 주주에게 돌아간다. 카카오모빌리티로 새 자금이 유입되는 신주 발행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시장에서 앞서 거론된 10억달러 규모 공모 역시 확정된 숫자가 아니다. 카카오는 "현재까지 발행 규모를 비롯해 상세 내용이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SEC엔 서류 냈는데...카카오 이사회는 아직 '미결정'
TPG 측이 과반을 차지한 위원회가 SEC에 서류를 제출한 것과 달리 최대주주 카카오는 아직 상장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전날 "당사 이사회는 이와 관련해 결정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상 종속회사 상장 관련 절차도 검토한다. 카카오 측은 "주주 동의 관련 규정을 준수하면서 주주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필요한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증시 상장도 추진해왔다. 2022년 국내 IPO 작업을 중단한 이후 지분 매각과 해외 상장 등이 TPG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 잇따라 검토됐다. 이번에는 TPG 측 구주만 대상으로 하는 ADR 방안이 SEC 서류 제출 단계까지 진행됐다.
실제 ADR로 전환할 TPG 측 지분 규모와 공모가격, 기업가치, 상장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신주를 추가할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카카오는 관련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