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 난항 끝에 21일 8시간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가 하루 전면 파업을 벌이는 것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파업으로 울산·전주·아산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하루 동안 멈춘다. 올해 들어 반복된 부분 파업에 전면 파업까지 더해지면서 누적 생산 차질 규모는 5만5000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21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이날 기술직 오전조 조합원들은 오전 6시45분부터 8시간 파업에 들어가 출근하지 않았다. 오후 3시30분부터 근무하는 오후조도 같은 방식으로 파업한다.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 인사이트
오전·오후조가 각각 8시간씩 파업하면서 현대차 생산라인은 총 16시간 가동이 중단된다. 생산직뿐 아니라 사무직 등을 포함해 전체 조합원 약 3만9000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현대차 노조가 8시간 전면 파업에 나선 것은 2016년 임금협상 당시 9월26일 하루 전면 파업을 벌인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지난 5월6일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한 이후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2~6시간씩 부분 파업을 이어왔지만, 하루 8시간 파업까지 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들은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리는 금속노조 주최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대회'에도 참가한다.
올해 누적 파업 60시간... 매출 차질 2조원 넘어서나
이종철 현대차 노조 지부장이 지난 6월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가진 2026년 단체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전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번 전면 파업까지 포함하면 현대차 노조의 올해 누적 파업 시간은 60시간으로 늘어난다. 주·야간 근무조를 고려한 생산라인 가동 중단 시간은 120시간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시간당 약 460대를 생산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파업에 따른 누적 생산 차질이 약 5만5200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별 판매단가를 적용하면 파업 기간 생산하지 못한 차량의 판매가치는 2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노조가 오는 24일과 25일에도 각각 4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라 생산 차질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노사는 지난 15차 교섭이 결렬된 뒤 40여 일 만인 지난 18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로자들이 퇴근을 하고 있다 2026.7.20 / 뉴스1
이종철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진전된 협상안이 나오면 다시 교섭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노사 대표가 언제 다시 공식 교섭에 나설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차 노조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강도 높은 파업을 벌였던 해는 2016년이다. 당시 노조 기준 파업 시간은 106시간, 생산라인 가동 중단 시간은 212시간에 달했다.
상여금·정년 연장·해고자 복직... 노사 입장차 여전
교섭을 가로막는 핵심 쟁점은 상여금 50% 인상과 정년 연장, 해고 조합원 복직이다. 노조가 올해 임금 인상 요구와 별도로 제시한 사안들이다.
노조는 기본급 등 고정임금 비중이 전체 임금의 54.8% 수준에 그쳐 조합원들이 생활임금을 확보하기 위해 잔업과 특근에 의존하고 있다며 상여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년 연장 역시 과거 노사 합의로 근무 연령을 조정한 전례가 있다는 입장이다. 해고자 복직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노사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6월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6년 단체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 뉴스1
노조는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사내유보금이 101조3000억원에 달한다며 상여금 인상과 정년 연장에 따른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해고자들이 노조 활동 과정에서 불법 행위로 적법하게 해고된 만큼 복직시킬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년 연장 역시 법·제도 개편과 맞물려 있는 사안이어서 개별 사업장 노사가 먼저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상여금 인상 등 노조가 요구하는 일부 안건 역시 올해 임금협상과 직접 연계하기 어렵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공식 교섭이 중단된 뒤에도 노사 실무진 간 접촉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의미 있는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가 새로운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2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