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연구진이 인천 갯벌 저서생물 81개를 분석한 결과, 먹이사슬 상위 단계일수록 미세플라스틱 축적량이 높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지난 18일 인하대 해양동물학연구실은 2024년 8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인천 무의도와 자월도 갯벌에서 수집한 해수와 퇴적물, 해조류 2종, 저서생물 19종 등 총 81개 시료를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갯벌 먹이사슬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축적 농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인하대
연구진은 갯벌 저서생물을 섭식 형태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바지락과 대합처럼 물속 입자를 걸러 먹는 여과섭식자, 길게와 칠게 같은 퇴적물섭식자, 새우와 망둑어처럼 해조류 주변 유기물을 먹는 쇄설물섭식자, 꽃게와 골뱅이류인 대수리 등 다른 생물을 잡아먹는 포식자가 그것이다.
분석 결과 전체 시료에서 163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해수에서 92개, 퇴적물에서 110개, 생물 시료에서 1428개가 나왔다.
주요 재질은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폴리스타이렌(PS) 등으로 확인됐으며, 전체의 65%는 20~100μm 크기였다.
먹이사슬 상위 단계일수록 미세플라스틱 축적량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포식자인 꽃게와 대수리는 1g당 평균 3.6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주요 먹이생물인 바지락과 대합 같은 여과섭식자의 0.87개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인하대
쇄설물섭식자인 새우와 망둑어에서는 1g당 평균 26.69개가 검출돼 해조류의 11.62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퇴적물섭식자인 길게와 칠게는 여과섭식자보다 6배 이상 높은 축적량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해수뿐 아니라 퇴적물과 해조류 표면에 축적되고, 이것이 먹이활동을 통해 상위 영양단계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주목할 점은 미세플라스틱 검출 개수가 적다고 해서 생태학적 위험성이 낮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바지락과 대합 등 여과섭식자는 입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일부 개체에서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아크릴로나이트릴(PAN), 에폭시수지 등 잠재적 위험성이 높은 재질이 발견됐다.
이번 연구는 수산물의 미세플라스틱 노출과 축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인하대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창간 60주년 특별호에 '갯벌 저서생태계의 영양단계별 미세플라스틱 분포에 대한 최초 평가'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김태원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갯벌 먹이망 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이동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먹이망 구조에 대한 추가 분석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갯벌 생태계와 수산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