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시위 중단을 정면으로 요구했다. 장애인 지원 예산은 늘리되, 시위 방식과 강도에 따라 예산 편성 기준을 바꾸지는 않겠다는 원칙론을 내세웠다.
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애인의 권리도, 시민의 일상도 함께 지켜야 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 정상 운행에 차질을 빚어 시민들의 출근길과 일상에 반복적 피해와 불편을 주는 시위를 더 이상 벌이지 말라"고 전장연에 촉구했다.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3주째 계속되고 있다. 박 장관은 전날 아침 서울역에서 1호선과 4호선 열차가 무정차로 통과하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업무를 보는 건물 로비가 점거당하고 입구에 천막농성장이 설치됐으며, 복지부 장관 가족의 자택 앞에서도 시위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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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이를 위해 비장애인의 권리나 국가 법률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장애인의 이동권과 모든 시민의 일상은 동시에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애인 관련 예산 확대 방침도 함께 나왔다. 박 장관은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 등 기본권 보장 사업을 직접 세심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확대 사업으로는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서비스 강화, 발달장애인 주간·방과후 활동서비스 확대,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 확충, 장애인연금 및 장애인 일자리 확대 등이 거론됐다.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콜택시 지원에 대해서도 정부 책임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장애인콜택시 업무가 2005년 예산과 함께 지방사무로 이양돼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체계로 바뀌었지만, 이후 법령 개정으로 국가가 차량 구입비와 운영비 일부를 매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장관은 시위가 정부 예산을 늘리기 위한 압박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정부 예산은 집회나 시위의 강도에 따라 결정되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며 "필요한 장애인 정책과 예산은 장애인의 삶과 정책적 필요성, 사업 타당성과 재정원칙에 따라 책임 있게 검토하겠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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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반대로 지하철이나 버스 운행에 차질을 초래하는 시위나 농성을 이유로 예산의 원칙과 심사 기준을 바꾸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장연은 앞서 기획예산처 장관의 답변이 나올 때까지 매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장관은 그동안 시민사회 등 여러 인사를 통해 정부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했다.
전장연은 이날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다행히 오늘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취소한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장애인 권리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은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나 일할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장하기 위한 노력은 흔들림 없이 계속하겠다"면서도 "장애인의 권리만큼이나 모든 시민의 일상도 지키는 것이 정부가 지켜야 할 원칙이고 책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전장연을 향해 "바쁜 출근길의 시민들에게까지 피해와 불편을 크게 끼치는 지하철, 버스 탑승 시위는 더 이상 호응을 얻지 못한다"며 "앞으로 법을 존중하며 시민들의 일상을 침해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확고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박 장관은 "그래야 국민들도 장애인 권리 증진을 위한 활동에 연대감을 갖고 지지를 보낼 것"이라며 "정부도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을 더 보장하기 위해 명분을 갖고 쉼 없이 뛸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