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수)

음악, 이제 촉감으로도 듣는다... 촉수가 뺨에 리듬 새겨주는 '문어발 이어폰'

문어 촉수처럼 사용자의 뺨을 두드리며 음악의 리듬을 전달하는 신개념 이어폰 '라이브 비츠(Live Beats)'가 등장했다. 소음이 가득한 환경 속에서도 청각 대신 촉각을 활용해 음악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최근 온라인 미디어 카라파이아(Karapaia)에 따르면 영국의 산업 디자이너 하지 양(Haji Yang)이 개발한 이 기기는 지난달  3일 공개되며 관련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자동차 산업용 CAS 모델링 전문가인 양은 기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외부 소리를 단순히 차단하는 방식에 의문을 품고, 감각의 경로를 전환하는 완전히 정반대의 접근법을 시도했다.


인사이트링크드인 'Haji Yang'


라이브 비츠는 평소에는 일반적인 이어폰처럼 작동하지만, 주변 소음이 특정 기준치를 넘어서면 4개의 유연한 촉수가 뻗어 나와 사용자의 뺨에 닿으며 음악의 리듬을 진동으로 전달한다. 내장된 센서가 주변 환경 소음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소음이 커지면 촉수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외관은 문어나 조개 등 해양 생물을 떠올리게 하는 유기적인 형태를 띤다. 단단한 조개껍데기 형태의 표면 아래로 뻗어 나온 반투명 촉수 안에는 붉은색 나선형 코드가 비쳐 보인다. 이 나선 구조는 DNA 이중나선과 인간의 혈관을 연상시켜 생물학적 요소와 기계적 공학 기술의 결합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인사이트링크드인 'Haji Yang'


촉각 시스템의 핵심은 정교한 알고리즘이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현재 재생 중인 곡을 분석한 뒤 베이스라인, 타악기, 멜로디 등을 각기 다른 진동 패턴으로 변환한다. 음악의 모든 음향 정보를 무리하게 재현하기보다 피부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핵심 리듬과 템포만 선별해 진동으로 변환한다.


촉수 끝에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교체할 수 있는 접촉 팁이 부착된다. 부드러운 스폰지 소재는 은은한 느낌을, 금속 소재는 차갑고 선명한 탭감을 제공하여 사용자는 음악 장르나 개인 선호도에 따라 원하는 촉감을 선택할 수 있다.


인사이트링크드인 'Haji Yang'


개발자 하지 양은 촉각을 단순한 정보 알림 수단이 아닌 음악 감상 경험을 확장하는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규정한다. 기존 이어폰들이 외부 소리를 차단하거나 마이크로 수집해 음악에 섞어 재생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라이브 비츠는 청각이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때 촉각으로 감각을 완전히 전환한다는 점에서 명확한 차별점을 갖는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외음 도입 기능이나 귀를 막지 않고 뼈의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골전도 기술 역시 최종적으로는 청각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라이브 비츠는 소리가 귀에 제대로 닿지 않는 순간, 감각 전달 경로를 청각에서 촉각으로 완전히 바꾼다. 청각의 한계를 전자적으로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 자체를 다른 감각에 맡기는 대담한 도전이다.


인사이트링크드인 'Haji Yang'


이처럼 피부 진동으로 리듬을 전달하는 기술은 향후 음악 외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도 크다. 스마트폰 알림, 내비게이션 경로 안내, 긴급 위험 경보 등을 시각이나 청각의 개입 없이 전달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라이브 비츠는 현재 컨셉 단계의 제품으로 아직 정식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정보를 귀에서 피부로 옮기는 이 파격적인 발상은 소음이 점점 증가하는 현대 사회의 공공장소에서 웨어러블 기기와 사용자 간의 새로운 상호작용 방식을 제시한다. 다만 실제 착용 시 느껴질 무게감이나, 장시간 사용 시 뺨을 지속적으로 두드리는 진동이 사용자에게 어떤 피로감을 줄지는 향후 검증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빠른 템포의 곡이 재생되거나 소음 환경이 길어질 경우, 곡이 끝날 때까지 뺨을 계속 두드리게 되는 상황에 대한 실용성 검증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