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수)

"풍채 대신 카리스마?"... '당덩이 얼굴' 사라진 북한 김주애의 달라진 '후계자 이미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를 통해 새로운 후계자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김씨 일가가 보여준 '풍채 있는 지도자상'과 달리, 주애는 날씬하고 성숙한 외형에 군사적 카리스마를 더한 모습으로 연출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교예극장에서 열린 '조국해방 81돌 경축 국립교예단 종합 교예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부인 리설주와 딸 주애가 동행한 이날 행사에서 주애는 귀빈석 중앙, 김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김 위원장은 줄타기와 공중곡예 등을 관람한 뒤 출연자들의 성과에 만족을 표시하고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주애는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했다.


인사이트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광복 81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립교예단 종합교예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김 총비서와 딸 김주애의 모습. /사진=뉴스1


흰 패딩과 빨간 구두를 입은 어린아이 모습이었다. 이후 군사·정치·민생 관련 주요 행사마다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첫 공개 당시 주애는 통통한 얼굴로 눈길을 끌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얼굴이 하얗고 달덩이 같다"는 말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현실과 대비되며 '백두혈통'의 특권적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되는 모습은 확연히 달라졌다. 주애는 얼굴 살이 빠지고 키가 훌쩍 커진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나이는 13~14세로 추정되지만 김 위원장과 나란히 서면 키가 165㎝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첫 등장 때와 비교하면 약 20㎝가량 자랐다는 추정도 나온다.


북한 성인 여성 평균 키가 154㎝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주애의 체격은 눈에 띈다. 북한이 주애의 성장한 외형을 반복해서 노출하는 것은 그가 일반 주민과 다른 '특별한 존재'임을 각인시키려는 연출이라는 분석이다.


인사이트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주애 / 뉴스1


김씨 일가의 전통적 후계 연출 방식과도 차이가 있다. 김정은은 집권 초반부터 헤어스타일과 복장, 풍채 있는 외형으로 할아버지 김일성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를 활용했다. 젊고 경험 부족한 후계자에게 김일성의 모습을 덧입혀 정통성을 확보하려던 전략이었다.


주애는 단순히 '잘 먹고 귀하게 자란 후계자' 이미지만 보이지 않는다. 북한 매체는 최근 주애가 공식 행사에서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앉거나, 군사 시설을 방문하고, 전차를 조종하거나 사격하는 모습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성숙함과 강인함, 군사적 상징성을 동시에 부여하는 방식이다.


지난 3월에는 주애가 수도방어군단 직속 평양 제60훈련기지를 방문해 '천마 20'으로 추정되는 신형 전차를 직접 조종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같은 시기 신형 저격총 발사 장면도 북한 매체에 실렸다. 10대 딸에게 차기 지도자의 강한 이미지를 씌우려는 연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의상도 변화했다. 주애는 아직 10대지만 겨울에는 가죽 재킷, 여름에는 정장 차림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난다.


지난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인민군 장성 숙소를 방문해 기념연회에 참석하고 있다. / 조선중앙TV지난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인민군 장성 숙소를 방문해 기념연회에 참석하고 있다. / 조선중앙TV


선글라스를 낀 모습도 공개됐다. 어린 후계자의 귀여운 이미지보다 성인 지도자에 가까운 모습을 빠르게 만들어가는 흐름으로 읽힌다.


북한으로서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노동당 가입 최소 연령이 18세인 데다 주애가 어린 여성이라는 점에서 성급하게 후계자로 내세울 경우 내부 반발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주애를 명시적으로 후계자라고 부르지 않으면서도 주요 행사마다 김 위원장 곁에 배치해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키우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주애는 올해 들어 김 위원장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건군절 행사, 평양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등에 참석했다.


준공식에서는 평양 시민을 직접 껴안는 장면도 공개됐다. 군사 지도자와 인민 친화적 지도자 이미지를 동시에 쌓고 있는 셈이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광복절을 '조국해방의 날'로 부르며 각종 기념행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종전 다자논의'에는 17일 오전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