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동결 전망과 국제 금 시세 반등에 힘입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4개월 만에 금을 순매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KRX 금 시장에서 총 1,330억 원 상당의 금을 순매수했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왔으나, 이달 들어 매수세로 돌아섰다. 한동안 주춤했던 국제 금 시세가 반등 움직임을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최근 한 달간 약 11% 상승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KRX 금시장 금 가격도 지난달 말 1g당 18만7460원에서 이달 13일 20만570원으로 올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금은방에 진열된 골드바 모습. 2026.8.17/뉴스1
앞서 금값은 지난해 급등에 따른 부담과 미-이란 분쟁 여파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 이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 우려가 맞물려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 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고,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자 금 가격은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금 매입에 나섰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 회복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 기준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420.40달러(한화 약 624만 원)로 지난달 말보다 9% 뛰었다. KRX 금 시장의 금 시세(99.99_1kg) 역시 지난달 말 1g당 18만7,460원에서 이달 13일 20만570원으로 1만3,110원 상승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조사 결과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개인들은 'ACE KRX 금현물' ETF를 370억 원, 'TIGER KRX 금 현물' ETF를 140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5개월간 하락세를 기록한 금 가격이 반등하며 다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2022년 4분기부터 시작된 장기 상승 추세는 약 38%의 피보나치 조정선(온스당 4000달러)에서 지지를 보이며 장기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시내 한 금은방에 진열된 귀금속 모습. 2026.8.17/뉴스1
다만 금 가격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연준의 긴축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금 가격이 다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과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 연구원은 "기술적으로는 4600달러를 돌파하는지 여부가 전고점으로 가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중동 전쟁의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9월 고용지표가 추가로 악화될 경우, 장기 금리 하락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며 금 가격의 상승이 더욱 가팔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