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6일(일)

"신부 하객 0명이어도 행복"... 보육원 출신 여성이 남긴 350만원 든 결혼식 후기

보육원에서 자라 초대할 사람 하나 없던 한 여성이 결혼식을 올리고 난 뒤 자신의 경험담을 공개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부 하객이 0명인 결혼식 해 보셨나요? 후기 남길게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을 올린 A씨는 자신을 보육원 출신이라고 밝혔다. A씨는 청소년기에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집단 괴롭힘을 겪었고, 대학 시절에는 학업과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하느라 친구를 만들지 못했다. 


444453222.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주변에서는 그를 패배자라고 손가락질했고, A씨는 연애와 결혼을 포기한 채 홀로 살아왔다. 그런 A씨에게 처음으로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생겼고, 세상은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현실의 벽은 여전했다. 아버지와 함께 입장하는 다른 신부들을 보면 가슴이 아팠고, 텅 빈 신부측 하객석을 상상하면 숨이 막혔다.


남자친구는 A씨와 생각이 달랐다. 그는 A씨에게 결혼식을 하지 않아도 괜찮으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위로했다.


용기를 얻은 A씨는 결혼 준비에 들어갔다. A씨는 어머니처럼 따르던 수녀가 집전하는 혼배 성사로 결혼식을 진행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스튜디오와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는 350만원에 계약했고, 청첩장은 직접 수제로 만들었다. 예상했던 대로 결혼식 당일 신부측 하객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A씨는 "소셜미디어에서는 초라한 결혼이라며, 인생에 한 번뿐인 날이 그러냐고 비난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랑해서 결혼하는 건데 그게 고통이 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패배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부추기는 건 모두 장사꾼들의 수법이다. 그 돈을 아껴서 전세 자금에 보태거나 S&P500에 투자해야 한다"라며 "이런 형태의 결혼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세상의 수많은 고아원 출신 동생들과 언니, 오빠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화려한 결혼식보다 훨씬 의미 있어 보인다", "자신의 형편에 맞춰 준비한 게 정말 현명하다", "결혼식의 화려함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낀다", "앞으로 쭉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힘들었던 시간들이 보상받길 진심으로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