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태극기 수요가 늘고 있지만, 100원대 중국산 태극기가 온라인 시장을 장악하면서 국내 제조업체 3~5곳만 남아 존립 위기에 처했다.
지난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극기를 자체 제작하는 국내 업체는 대한섬유, 동산기획, 동영플래그 등 3~5곳만 남은 상태다.
나머지는 이들 업체를 통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나 원단을 받아 재가공해 판매하는 소매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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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태극기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 핵심 원인은 저가 중국산 태극기의 공세다.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제품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실제로 쿠팡에서 '미니 태극기'를 검색하면 판매량 상위 1~3위 제품이 모두 중국산으로, 가격은 장당 100~200원 선이다. 반면 국내 생산 제품은 중국산보다 5~20배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건비와 원단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업체가 중국산과 가격 경쟁을 벌이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한다.
최근 정치 집회 등에서 대량 사용되는 손 태극기는 가격이 구매 결정의 주요 요인이 되면서 중국산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국산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국내 제조업체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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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플래그 정구택 사장은 "20년째 태극기를 제조하고 있는데 함께하던 업체들이 하나씩 문을 닫고 있다"며 "올해 광복절을 앞두고 관공서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년 수준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태극기 전체 수요가 감소한 점도 국내 제조업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 과거 국경일마다 가정에서 태극기를 내거는 문화가 일반적이었지만, 국기 게양 문화가 약해지면서 가정용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일상에서 점차 멀어진 태극기는 정치 집회나 각종 행사에서 대량으로 사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특정 정치 성향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라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태극기 게양을 꺼리는 시민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산 태극기 사용 확대를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 2024년 연방정부가 미국산 성조기만 구매하도록 하는 미국국기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연방정부가 사용하는 성조기의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100% 미국산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반면 대한민국국기법은 규격과 색상에 맞는 태극기 사용을 규정하고 있지만, 원단의 원산지나 국내 생산 여부에 대한 요건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