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4일(금)

"김정은, 이재명 정부 패싱하고 트럼프·다카이치 만날 수도"... CSIS 분석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과의 정상회담 재개를 선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인 빅터 차는 13일(현지시간) '이란 이후: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재개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차 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적극적이지만,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러시아·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미국과의 정상외교에 관심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김 총비서가 기존 국제질서를 북한에 유리하게 바꾸려는 '수정주의적 지도자'(revisionist)라면 모든 외교적 기회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정주의는 기존의 국제적 지위와 질서를 북한에 유리하게 변경하려는 전략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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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석좌는 북한의 최종 목표가 단순히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핵보유국 지위를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외교·경제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총비서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중국과의 교역 회복을 우선시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며 러시아와 밀착한 사례를 통념을 깬 전략의 예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부르는 등 상충된 신호를 보낸 점도 김 총비서가 대화 재개를 고려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차 석좌는 지적했다.


차 석좌는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열린다면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이 패배한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회담 형식은 김 총비서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하되, 구체적인 비핵화 협상은 피하고 양측 실무진에게 6개월간 세부 내용 마련을 맡기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차 석좌는 김 총비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열망을 겨냥해 평화조약 체결, 한미연합훈련 중단, 적대관계 종식 등을 의제로 제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의 실질적 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사실상 핵보유국' 대우를 받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찾을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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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란 전쟁도 북한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하기 어렵고 군사력 사용을 꺼리지 않기 때문에 그를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접촉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북한이 얻었을 수 있다고 봤다.


차 석좌는 김 총비서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대북 강경파인 다카이치 총리와 김 총비서 간 회담이 성사되면 이른바 '닉슨만 중국에 갈 수 있다'는 효과를 내는 동시에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이재명 정부가 제안한 '평화 공존'에 북한이 호응하거나 남북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차 석좌의 견해다. 그는 한국을 우회해 미국과 일본에 접근하는 방식이 북한의 현상 변경 전략에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는 한편, 북한에서 커지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북미 정상외교 재개를 지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