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황당한 해프닝이 전해졌다. 극중 부자 관계를 연기한 맷 데이먼과 톰 홀랜드 사이에서 일어난 이 에피소드는 베테랑 배우조차 속일 만큼 완벽한 착각극이었다.
최근 맷 데이먼은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해 이같은 촬영 비화를 털어놓았다.
그는 '오디세이'에서 트로이 전쟁 후 귀향하는 영웅 오디세우스 역을 맡았고, 톰 홀랜드는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로 분했다. 영화 속에서 두 배우는 오랜 이별 끝에 재회하는 부자를 표현했다.
영화 '오디세이' 예고편
사건은 해안과 배 위로 나뉜 채 촬영하던 장면에서 발생했다. 맷 데이먼은 배 위에서, 톰 홀랜드는 멀리 떨어진 해안에서 각각 상대를 바라보는 신을 찍고 있었다.
종일 배 위에서 연기를 이어가던 맷 데이먼의 시야에 특별한 장면이 포착됐다. 저 멀리 톰 홀랜드가 가슴 부근에 손을 가져가는 모습이 보인 것이다.
맷 데이먼은 이 동작을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깊은 그리움을 표현하는 감정 연기로 해석했다.
톰 홀랜드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섬세한 표현이라 여긴 그는 같은 방식으로 응답했다.
자신도 가슴에 손을 얹으며 아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연기를 펼쳤다. 대본에는 없던 부자간의 무언의 교감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맷 데이먼은 그렇게 확신했다.
맷 데이먼과 톰 홀랜드 / GettyimagesKorea
하지만 진실은 촬영이 모두 끝난 후에야 밝혀졌다. 맷 데이먼은 톰 홀랜드에게 그 동작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지시였는지 아니면 본인의 창작이었는지 물었다.
톰 홀랜드의 답변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감정 표현도, 감독의 연출도 아니었다. 단지 목을 조이는 의상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어 옷깃을 잡아당기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톰 홀랜드는 불편한 의상과 씨름하고 있었고, 맷 데이먼은 혼자서 진지한 부자 연기를 완성한 상황이 됐다.
맷 데이먼이 이처럼 완벽하게 착각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근시 때문에 멀리 있는 톰 홀랜드의 정확한 동작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호흡 곤란으로 옷을 당기는 모습이 그의 눈에는 아버지를 향한 애틋한 손짓으로 비쳤다.
이번 일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촬영 스타일과도 연결된다. '오디세이'는 실물 배와 대형 세트, 자연 환경을 최대한 활용한 작품이다. 배우들은 실제 공간의 물리적 거리와 조건을 그대로 감내하며 연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톰 홀랜드와 맷 데이먼 / GettyimagesKorea
안타깝게도 맷 데이먼이 진심을 담아 화답했던 그 장면은 최종 편집 과정에서 사용되지 않았다. 장대한 규모와 치열한 서사로 채워진 '오디세이' 제작 현장 이면에서는 이런 소소한 오해도 함께 만들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