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을 연구개발과 생산, 정비 현장까지 확대하면서 업무 효율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충돌안전 분야에서는 자료 탐색·검토 시간이 약 90% 줄었고, 생산 공정에서는 AI 최적화를 통해 생산 중단 시간을 86%가량 단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2019년부터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DX)과 AI 전환(AX) 과정, 주요 적용 사례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본격적인 AI 도입에 앞서 조직 간 협업 방식과 데이터 체계를 정비하는 데 공을 들였다.
2022년부터 업무 진행과 의사결정을 관리하는 지라(JIRA)와 두레이(Dooray), 문서 공동 작성과 지식 공유를 지원하는 컨플루언스(Confluence)를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같은 해 글로벌 사업장 간 협업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Microsoft 365'도 적용했다.
연구개발과 생산, 품질, 판매 등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표준화하고 연결했다.
개발 과정에서 생성된 정보를 생산과 품질 관리에 활용하고, 판매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다시 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에 반영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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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구축한 데이터와 협업 환경은 현재 그룹의 AI 활용 기반으로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 Pro'다. 임직원들은 보안이 적용된 사내 환경에서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 여러 생성형 AI 모델을 선택해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 데이터 분석, 코드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 7월 기준 H Chat Pro 사용자는 3만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일반직과 연구직 임직원의 약 80%에 해당한다.
연구개발 현장에서는 이미 구체적인 시간 절감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과거 충돌시험 결과와 시험 이미지, 해석 자료 등 여러 시스템에 나뉘어 있던 정보를 한 번에 검색하고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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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엔지니어들이 기존 사례를 찾고 분석 자료를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해당 시스템 도입 이후 약 90% 줄었다. 확보한 시간은 분석 결과 해석과 설계 개선, 시험 전략 수립 등에 활용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도 차량 정보 확인부터 부품 공급 동선 최적화까지 AI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식별번호(VIN)를 기반으로 실제 생산 라인에 투입된 차량과 시스템에 등록된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비전 AI 기술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이 시스템은 국내 현대차·기아 공장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인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글로벌 생산 거점 약 70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글로벌 공장 기준 연간 약 52억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품을 생산 라인에 공급하는 과정에도 AI가 활용된다.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은 복잡한 대차 이동 경로를 AI가 계산해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술 적용 이후 생산 중단 시간이 약 8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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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작업자가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조직 차원의 데이터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생태계 'E-FOREST: POLARIS'를 통해 현장 경험을 디지털 자산으로 축적한다는 구상이다.
AI는 차량이 공장을 떠난 뒤 정비와 고객 서비스 과정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정비 지원 AI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정비사가 차량 문제의 원인과 대응 방법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정비 대응 시간은 약 42% 단축됐다.
고객이 남긴 리뷰를 처리하는 과정에도 AI가 투입된다. '고객 리뷰 대응 자동화 솔루션'은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남긴 리뷰를 자동으로 분석·분류하고 관련 태그와 답변 초안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고객 의견은 차량 개발과 서비스 개선에도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AI 적용 범위를 사무 업무와 데이터 분석을 넘어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서비스 현장 등 실제 물리적 공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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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 세계의 기기와 AI가 결합하는 ‘피지컬 AI’ 영역까지 혁신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그룹 내부에서 축적한 AX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확산하고 중소기업의 AX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AX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 실행 역량은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기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