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3일(목)

발행어음 최종 관문 앞둔 삼성증권...대법, '유령주식' 사용자책임 추가 인정

금융위, 지난달 31일 별도 WM 제재 '기관경고' 확정

12일 뒤 대법, 1·2심과 달리 배당업무 직원 과실 사용자책임 인정

배상액 18.6억원 그대로...2018년 사고 당시엔 업무정지 6개월 제재


삼성증권이 9년 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위한 마지막 금융위원회 의결을 앞둔 가운데 대법원이 2018년 '유령주식' 배당오류 사고에 대한 회사의 민법상 사용자책임을 추가로 인정했다. 1·2심이 받아들이지 않았던 책임이다. 국민연금공단에 지급할 배상액은 18억6000만원대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삼성증권의 손해배상 책임을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가 하나 더 늘었다.


사진제공=삼성증권사진제공=삼성증권


시점은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절차와 겹쳤다. 금융위는 지난달 31일 삼성증권의 WM 거점점포 불건전 영업행위와 관련한 별도 제재를 '기관경고'로 확정했다. 금감원이 일부 영업정지를 포함한 제재를 통보했지만 최종 제재는 단기금융업 인가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기관경고로 결정됐다. 제재 문제로 멈췄던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절차가 다시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지 12일 만에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두 사건은 서로 다른 사안이다.


대법원 2부는 12일 국민연금이 삼성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삼성증권이 18억6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을 확정했다. 국민연금이 청구한 금액은 299억원이었다.


1·2심서 빠진 '사용자책임'...대법은 인정


대법원은 배상액에서는 2심 판단을 유지했지만 책임을 인정한 범위에서는 판단을 달리했다. 1·2심은 삼성증권 자체의 배당업무 처리 과정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배당업무 담당 직원들의 과실에 대해 회사가 민법상 사용자책임까지 부담한다는 국민연금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배당업무 담당 직원들의 업무상 과실과 국민연금이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사용자책임도 인정했다. 다만 사용자책임을 추가로 인정하더라도 원심이 산정한 손해배상 범위는 정당하다고 판단해 상고를 기각했다.


사고는 2018년 4월6일 발생했다.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원들에게 주당 1000원의 현금을 배당해야 했지만 주당 1000주를 잘못 입고했다. 실제 발행되지 않은 삼성증권 주식 28억1295만주가 직원 계좌에 들어갔다. 당시 금액으로 약 112조원 규모였다.


착오 입고 직후 직원들이 대량의 주식을 매도 주문했고 이 가운데 501만주가 실제 체결됐다. 삼성증권 주가는 당일 장중 최대 11.7% 떨어졌다.


금융당국도 사고 이후 삼성증권의 내부통제를 문제 삼았다. 금융위는 같은 해 7월 삼성증권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와 위험관리 비상계획 마련 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삼성증권에는 신규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지분증권 투자중개업 업무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1억4400만원이 부과됐다. 당시 대표이사에게는 직무정지 3개월 조치가 내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8년이 지난 이번 민사소송에서도 내부 업무 절차가 배상책임 판단의 출발점이 됐다. 하급심은 삼성증권이 배당의 과·오지급 위험을 막을 내부 처리기준 등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고 사고 발생 이후 매도금지 공지와 임직원 계좌의 매도주문 차단 등이 지연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직원들의 의도하지 않은 오류와 일부 직원의 매도 행위가 함께 작용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삼성증권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사고가 없었더라면 정상적으로 형성됐을 주식 가격과 국민연금의 실제 매도 가격 차이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 손해액에 책임 비율을 적용해 최종 배상액은 18억6000만원으로 정해졌다.


기관경고 12일 뒤 판결...발행어음 인가는 최종 절차


이번 대법원 판결로 배상액 자체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2018년 6개월 업무 일부정지 제재 역시 현행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의 제재 이력 기준에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사안이다.


다만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절차가 끝나기 전에 회사 책임을 추가로 인정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금융당국이 최종 인가 과정에서 이번 민사 확정판결을 별도로 검토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인가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WM 거점점포 관련 제재 문제가 불거지며 심사가 멈췄지만 지난달 31일 금융위가 제재 수위를 기관경고로 확정하면서 결격 우려는 해소됐다.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2018년 사고 이후 마련한 배당업무와 주식 입출고, 전산통제 및 사고 대응 체계가 현재 어떤 구조로 운영되는지도 남은 확인 대상이다. 현재 책무구조도상 해당 업무의 책임 임원과 이번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별도 내부 점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삼성증권이 인가를 받으면 신규 사업자로 합류한다. 삼성증권의 인가 안건이 금융위 정례회의에 다시 올라갈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